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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편안히 자려면 잠 설칠 일 만들지 마라"…바이든 정부 첫 메시지

등록 2021.03.16 13:39

수정 2021.03.16 13:45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6일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맹비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이날 북한 주민도 접할 수 있는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한 담화를 통해 "남측 당국이 북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섰다"며 "엄중한 도전장을 간도 크게 내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지난 1월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 당국의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이 돌아올 수 있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남측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한미연합훈련 규모 축소에 대해선 "우리(북)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했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50명이 참가하든 100명이 참가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남측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남북군사분야 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를 향한 첫번째 메시지도 내놨다.

김여정은 "이 기회에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편안히 쉬는 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 비난했다.

이는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내놓은 첫 공식 대미 메시지다.

북한이 17일로 예정된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대미 비방을 내놓은 것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한미일 공조 기류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신중한 반응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김여정 담화'에 대해 "훈련이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남북관계가 조기 개선되고 비핵화 대화가 빠른 시일 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에도 변화가 없다"고 했다.

또 "정부는 이번 훈련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말로 담화에 대한 입장을 대신한다"고 했다.

국방부는 한미연합훈련의 '방어적 성격'을 강조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은 누차 말했듯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방어적 성격의 지휘소훈련"이라며 "우리 측은 북측의 우려 제기에 9·19 군사합의에 포함된 내용을 충분히 상기시키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고 했다.

부 대변인은 "북한도 한반도에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구축을 위해 대화 호응 등 유연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국방부의 입장"이라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고 했다. / 구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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