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국무, 국방 장관이 동시에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우리 쪽과 이른바 '투 플러스 투'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만났습니다. 두 장관이 동시에 방문한 것이 11년 만이라는 연대기적 의미도 있지만 이 모양새 그 자체로 헝클어진 한미 동맹 관계 복원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관심은 회담 결과입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한반도를 둘러싼 현 상황에 대한 한미 양국의 시각차가 상당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특히 대중 압박 전선에 동참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너무나 강해서 당분간은 이 문제를 풀어가는게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 현안이 될 걸로 보입니다.

구민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미 2+2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블링컨 국무장관은 중국에 대항하는 동맹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 美 국무장관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동에)함께 대항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장관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미중 '적대적 관계'를 언급했습니다.

강민석 / 청와대 대변인
"미측은 중국과 관련해선 '적대적 협력적 경쟁적 관계라는 복잡성이 있다'면서…."

한국을 찾은 미국 외교안보 투톱이 연일 중국을 때리자 중국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꾀하는 우리 정부는 당황스런 분위깁니다.

문 대통령과 정의용 외교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아예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고, 한미공동성명에도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의 연계 협력"이란 원론적 내용만 담겼습니다.

이틀 전 "중국이 기존 국제질서에 반한다"며 한목소리를 낸 미일공동성명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중국이 크게 반발하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협의체인 '쿼드'에 대해서도 한미는 말이 달랐습니다.

정의용 / 외교부장관
"이번 미국 국무·국방 장관 방한 시 쿼드에 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습니다."

토니 블링컨 / 美 국무장관
"한국과도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외교안보 투톱이 한일 양국을 방문해 대중 압박에 동참을 요구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외교도 기로에 서게 됐습니다.

TV조선 구민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