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천안함 유족 "정부, 北눈치만…떨지말고 강하게 나가달라"

등록 2021.03.26 21:09

수정 2021.03.26 21:30

[앵커]
오늘 기념식에 앞서 천안함 유족들은 어제 고인들의 묘역이 있는 대전 현충원에 따로 모여서 별도의 추모식을 가졌습니다. 저희 취재진과 만난 유족들은 정부가 자식을 바다에 묻은 부모의 심정을 제대로 헤아려주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했고, 북한에 할말도 못한다며 원망을 풀어놓기도 했습니다.

구민성 기자가 직접 유족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묘비에 앉은 먼지를 정성스레 닦고, 꽃과 태극기도 새 것으로 바꿉니다.

작년 서해수호의 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누구 소행인지 밝혀달라"고 한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는 여전히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윤청자 / 민평기 상사 모친
"답변은 못 받았어. 그런게 나는 섭섭하고...가서 좀 물어라도 보고 답변을 듣고 싶은데…."

북한 도발에 할말을 못하는 정부라고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윤청자 / 민평기 상사 모친
"대통령님 제발 벌벌 떨지 말고 좀 강하게 좀 나가셔가지고…."

사망보상금을 모두 해군에 기부한 윤씨는 아들이 하늘에서도 나라를 지킬거라고 했습니다.

윤청자 / 민평기 상사 모친
"하늘나라 갔더라도 대한민국 잘 지켜주길 바라고."

윤 씨는 기념식에서 김정숙 여사 옆자리에 배치되자 완곡하게 변경을 요청했지만 보훈처의 만류로 그대로 앉았다고 유족 측이 밝혔습니다.

보훈처는 이에 대해 "상석이라 불편해하셨으나 안심시켜드렸다"고 했습니다.

고 강태민 상병의 어머니 봉순복 씨도 정부의 무관심을 한스러워했습니다.

봉순복 / 강태민 상병 모친
"지금 정부에서 너무 좀 북한 눈치를 너무 보고 우리한테는 정말 관심을 더 안 가지시는 그런 느낌도 받지만…."

고 장진선 중사의 어머니 박문자 씨는 시신조차 수습 못한 아들 생각에 울먹였습니다.

박문자 / 장진선 중사 어머니
"보지 못한 게 너무 진짜 다친 얼굴이라도 봤으면은. 다친 얼굴도 못 보고 아무것도 못 보고. 보낼 때는 진짜 빈손으로…."

TV조선 구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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