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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다시 상식의 시대로"

등록 2021.03.28 19:47

수정 2021.03.28 19:55

故 김대중 대통령 (1998년)
"바르게 산 사람이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실패하는 그런 사회"

故 노무현 전 대통령 (2007년 신년연설)
"상식이 통하는 사회,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이명박 前 대통령 (2012년 3월 14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2017년 3월 24일 출마선언)
"상식이 상식이 되고 당연한 것이 당연한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이 국민들에게 빠지지 않고 했던 약속, 바로 상식이 통하는 사회입니다. 조국 사태로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가 희미해지던 재작년 9월, 저는 처음 뉴스7 진행을 맡으면서 상식이 실종되는 우리 사회의 고민을 여러분과 나눈 바 있습니다.

"당신의 상식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상식 상실의 시대'였습니다"

그로부터 1년 7개월이 지났지만, 오히려 비상식은 온갖 궤변을 동력으로 해서 이젠 우리 일상이 돼버렸습니다.

숱한 입시비리가 재판을 통해 드러났는데도 조국 전 장관의 딸은 의사 가운을 입었습니다.

조국 /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수사 결과에 따라 제 가족들은 당연히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외치면서도 할머니들 마음에 상처를 줬던 윤미향 의원, 그리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흑석동 상가에 투기했던 청와대 대변인까지 가슴에 금배지를 달고 있습니다.

윤미향 / 민주당 의원
"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습니다."

김의겸 / 前 청와대 대변인
"집 없이 사시는 분들께 큰 상처를 드렸습니다."

잘못하면 벌을 받는 상식이 권력에게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돼 버린 겁니다.

서울과 부산시장이 부하직원을 성추행했는데도 집권세력은 자기편이라는 이유로 감싸는 세상,

박범계 / 당시 민주당 의원
"맑은 분이시기 때문에…"

이해찬 / 당시 민주당 대표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얘기라고 하나. XX자식 같으니"

여성인권을 위해 살아왔다는 국회의원이 피해자 가슴에 대못을 박아도 자리를 지키는 몰상식까지.

남인순 / 당시 민주당 수석대변인 (2020년 7월)
"피해 호소인이 겪었을…"

당헌까지 바꿔가며 후보를 내고도 미안한 기색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낙연 / 당시 민주당 대표 (2020년 10월 29일)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있는 공당의 도리"

대법원장은 정치권 눈치를 보다 거짓말까지 늘어놓더니 법조계 전반의 사퇴 요구에도 귀를 닫았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 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하고"

우리공무원이 서해에서 북한의 총탄에 무참히 사살됐는데도 항의 한마디 못하는 것 역시 국민의 자존감을 뭉개는 비상식이었습니다. 부동산 실정 탓에 월급만 잘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상식도 깨졌습니다.

후진국에서나 벌어질 일들이 어떻게 경제와 민주주의 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건지, 많은 국민은 지금 가슴을 치고 있습니다.

사마천은 정치에도 등급이 있다고 했습니다. 1등급은 순리의 정치지만, 가장 낮은 5등급은 백성들과 다투는 못난 정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자신이 직을 던지는 명분을 상식의 회복에 뒀습니다.

윤석열 / 前 검찰총장 (지난 4일)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공정이 불공정을 이기고 보통 사람들의 상식이 승리하는 시대를 꿈꿨습니다. 문 대통령이라고 이런 비상식적인 나라를 그렸던 건 아닐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남은 임기 1년은 상식의 회복에 초점을 두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

오늘 제가 마지막으로 고른 한마디는 <다시, 상식의 시대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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