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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조직도 갖추기 전에 '삐끗'…공수처 어디로?

등록 2021.04.03 19:16

수정 2021.04.03 19:25

[앵커]
대통령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 수사 기관장이 본인 관용차로 피의자를 모신다... 사실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조직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출범 두 달 만에 위기에 놓인 공수처, 그 앞날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김진욱 처장의 일성은 권력에 대한 견제였습니다.

김진욱 /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 (지난해 12월 31일)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면, 그런 권력은 우리 헌법상 존재할 수도 없고 또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중립을 넘어 권력과의 충돌 가능성도 언급했죠.

김진욱 / 공수처장 후보자 (지난 1월 19일)
"여러가지 압력이나 탄압이나 이런 게 있다고 하면 반론을 제기하고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공수처장 취임식에서는 공정과 성역없는 수사를 천명했습니다.

김진욱 / 공수처장 (지난 1월 21일)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공정한 수사를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출범 두 달을 겨우 넘긴 지금, 수차례 국민에게 반복한 김 처장의 약속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핵심은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휴일 에스코트' 조사 공수처 인근 한 골목에서 이성윤 지검장이 공수처장의 관용차에 올라타고 1시간 20분 뒤, 같은 자리로 돌아와 두리번거리며 내리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죠. 

공수처는 보안상 조치였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지검장은 "공수처가 요구한 절차와 방법에 따랐다"며 책임을 돌렸습니다.

김 처장은 또 이 지검장을 조사하고서도 조서 작성도 안 하고 그 이유도 남기지 않아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공수처 조직이 이제 겨우 꾸려지고 1호 수사를 시작하는가 했는데 공수처장 사퇴 요구가 나오는 상황.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김진욱 처장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참여연대는 "공수처가 공정성과 독립성에 대한 논란을 낳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고,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은 김 처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죠.

고위공직자를 성역없이 조사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범한 공수처. 공수처장이 말한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는 피의자를 직접 관용차로 모셔오는 '피의자 인권 보호'를 의미하는 것이었는지….

김진욱 / 공수처장 (1월 21일 취임식)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는 수사기구로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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