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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방역회의 소집한 文대통령 "아슬아슬 국면…여기서 밀리면 거리두기 상향"

등록 2021.04.12 15:45

수정 2021.04.12 15:51

특별방역회의 소집한 文대통령 '아슬아슬 국면…여기서 밀리면 거리두기 상향'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자칫 방심하다가는 폭발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국면"이라며 "여기서 밀리면 민생과 경제에 부담이 생기더라도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소집한 특별방역점검회의을 주재하며 "정부는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범정부 총력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지만, 민생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가면서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인 만큼 더욱 긴장을 높여주기 바란다"는 주문과 함께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며 "백신 접종이 늘어나는데도 줄어드는 듯했던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크게 증가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한동안 400명대를 유지하던 일일 확진자 수가 600명대로 늘어나며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감염 경로를 모르는 확진자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수도권의 증가세가 여전한 가운데 비수도권의 비중도 늘어나며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다만 다행인 것은 가장 중요한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비율이 현저하게 줄고 있다는 점"이라며 "충분한 병상 확보와 함께 고위험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선제검사로 조기에 환자를 발견하고, 적기에 치료한 데다, 백신 접종 효과도 나타나기 시작해 요양시설과 고령층 등 고위험군의 확진자 비중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국내에서 개발한 항체 치료제의 사용도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고 치명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작년말의 3차 유행 때와는 뚜렷하게 차이가 나는 긍정적 양상으로, 이 역시 K-방역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지금 방역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것으로 보이는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는 일"이라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하루 50만 건의 검사 역량을 충분히 활용해 지자체들과 함께 검사 대상을 최대한 확대하고, 선제검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필요한 시설과 지역에서 선제검사를 더욱 확대하고, 무증상과 경증 감염자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검사체계를 개편하고 다양한 검사 방법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기 바란다"면서 "지금 주로 하는 유전자 증폭 검사에 비해 정확도와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한계에 충분히 유의하면서 정밀검사 이전의 보조적인 검사 방법으로 활용한다면 의심 신고 대상이 아닌 숨은 코로나 감염자를 더 빠르고 손쉽게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방역수칙과 관련해선 "제대로 준수하기만 해도 방역단계를 높이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며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 무관용 원칙 하에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최근 느슨해진 방역 긴장도를 끌어올려야 하겠다"고 했다.

또 "'정부 합동 방역점검단'을 운영해 확진자 증가세를 주도하는 취약시설을 집중 점검하면서, 취약시설별로 소관 부처 장관이 직접 '방역책임관'이 되어 현장 점검과 관리의 책임성을 높여 주기 바란다"며 "새로 취임한 단체장들과 손발을 맞추고 함께 협력해 나가는 데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안정성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은 신속성과 안전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방침이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백신은 과학"이라고 강조하며 "K-방역에 대한 높은 평가도 과학의 원칙을 철저하게 견지함으로써 얻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과학적인 판단을 믿고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접종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백신 수급 문제에 대해선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확실한 자신감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전세계적인 백신 생산 부족과 백신 생산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다수 나라들이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우리 국내에 백신 생산기반을 확보한 것이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타개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달부터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생산이 시작되고 상반기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이 생산하는 백신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6월부터 완제품이 출시되고, 3분기까지 2천만 회분이 우리 국민들을 위해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래도 여전히 남아 있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나아가 더 빠른 접종을 위해 백신 물량의 추가 확보와 신속한 도입에 행정적·외교적 역량을 총동원 해주기 바란다"며 "범부처 협업체계를 본격 가동해 추가 생산, 추가 구매, 조기 공급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글로벌 백신 공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기존에 도입하는 백신 외에 면역 효과와 안정성이 확인되는 다른 종류의 백신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상황까지 선제적으로 대비해 주기 바란다"면서 "11월 집단 면역이라는 당초 목표 달성은 물론, 달성 시기를 목표보다 앞당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변이 바이러스용 개량 백신과 내년도 이후의 백신 확보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확진자 수 증가 흐름에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지만, 세부적인 방역 상황엔 긍정적인 평가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집단 면역 형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방역과 차질 없는 백신 접종으로,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이룩한 K-방역의 성공을 이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도 지금의 상황에 더 높은 경각심을 가져 주시고, 방역수칙 준수와 예방접종에 변함없는 참여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날 특별방역점검회의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 정부 주요 인사들과 유영민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최재성 정무수석 등 청와대 주요 참모들이 참석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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