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이 14일 한 목소리로 국민의당과의 신속한 통합을 추진하고 자강과 혁신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5선인 서병수 의원은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중진 의원들을 저격하듯 일침을 가했다.

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권한대행-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중진 의원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가 나설 때인지 아닌지, 새 정치, 새 세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 그것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생각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냉철한 고민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고민도 없고, 논의의 장도 없이 과거 방식 그대로 과거 인물들이 나와 지도부를 구성한다고 한다.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전날 SNS에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다른 중진의원들에게도 불출마를 촉구했다.

한편 5선인 정진석 의원은 회의에서 "야권 통합은 국민의 명령이고 순리다. 통합이 곧 자강이다"며 "야권 통합 논의에 더 진지하고 성의 있게 임해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진지한 자세로 통합 논의에 임할 것을 믿는다"고 했다.

5선의 조경태 의원도 송언석 의원의 당직자 폭행 논란을 거론하며 "말로만 약자와 동행을 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행태가 있을 때 신속하고 빠르게 긴급 윤리위라도 소집해 엄격하게 처리해야 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당대회도 계속 미적거리면 언론·국민이 보기에는 자중지란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조속한 전당대회 개최를 촉구했다.

4선의 이명수 의원은 "정부·여당 이상의 혁신·쇄신으로 다음을 준비하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고,

같은 4선 홍문표 의원도 "우리 당의 자강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 우리 당에 정체성이 있는가. 몰려다니는 것뿐이다. 정체성을 회복하는 자강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4선인 박진 의원은 "야권 통합은 국민의 지상명령이다. 야권 통합 없이는 정권교체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국민의 생각"이라며 "의총을 거쳐 모든 구성원의 생각을 수렴해 야권 통합을 이루는 것이 우리의 당면 과제"라고 주장했다.

4선 권영세 의원은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훌륭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이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전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떠나자마자 중진들의 당권 경쟁이 벌어진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 표현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 박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