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포커스] 소신 발언에 '문자 폭탄'…쇄신 가로막는 '문파'?

등록 2021.04.15 21:22

수정 2021.04.15 22:40

[앵커]
민주당 강성 지지층, 이른바 '문파'들이 당내에서 소신 발언을 하는 의원들을 잇따라 공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행태가 도를 넘으면서 친문 진영에서조차 "문파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주요 당대표 후보는 여전히 이들을 감싸고 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강성지지자들에게 막힌 민주당의 쇄신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오늘 새벽 친여 성향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검찰개혁 속도 조절을 주장한 박완주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는 꼴은 못 본다"며, "친문 윤호중 의원을 추대하라는 문자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내라"는 내용이죠. 의원들의 개인 전화번호까지 전부 공개했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이 "민주당스럽지 못하다"며 곧바로 비판했죠.

박완주 / 민주당 의원
"그분들이 우리 초선 의원들이나 의원들에 대해서 정말로 이렇게 품위를 유지 못하는, 건강하지 못한 토론 문화… 하루에 2000통씩 조직적으로 문자를… "

민주당 권리당원게시판은 박 의원을 저격하는 글로 도배됐습니다. "박완주가 적폐다" "원내대표 후보에서 사퇴하라" "망둥이가 민주당을 망친다"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죠.

문파들의 또 다른 비판 대상은 최근 조국 사태에 반성 입장을 냈다가 이른바 '초선 5적'으로 몰린 초선 의원들입니다.

이중 한 명인 장경태 의원은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지지자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했고, 오세훈 시장의 서울형 방역을 칭찬했던 신현영 의원은 "나대지 마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죠.

장철민 / 민주당 의원
"(항의) 문자도 오고요. 전화도 많이 하시고… 사무실로도 전화 많이 하고 저희 전화도 사용하기가 좀 어려울 만큼… "

이들 강성 지지층의 움직임은 같은 메시지를 비슷한 시간대에 보내는 조직적 행동이라는 점에서 위협적입니다.

김해영 / 민주당 전 의원
"전화번호를 찍어서 조직적으로 하루에 수천 통씩 문자 폭탄이 오는 이 정도 수준에 이른다면…"

오죽하면 당내에서도 "소수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의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고, 대표적인 친여 성향 방송인 황교익 씨 역시 "문파를 내버려두면 민주당을 죽일 것"이라며 "당장 해체해야 한다"고 했죠.

하지만 유력 당대표 후보인 홍영표 의원은 민심이라고 했고,

홍영표 / 민주당 의원
"저는 그냥 그것을 민심의 소리로 듣습니다"

유력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절제있는 표현'을 주문하면서도 "어떻든 당원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생각의 다름을 존중하지 못하는 일부 당원의 행태와 이를 방관하는 듯한 지도부의 자세가 민주당이 주장하는 당의 쇄신을 멀어지게 하는 것 아닌지..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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