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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1시간 지나도 유해물질 가득…택시기사 '흡연' 여전

등록 2021.06.14 21:31

수정 2021.06.14 21:37

[앵커]
차량 내 흡연은 법으로 금지돼 있죠. 그런데 알게 모르게 흡연하는 통에, 택시 등 차량 승차 뒤 불쾌했던 경험, 있으실 겁니다. 이보다 더 문제는 차량 내 흡연은 한 시간 뒤에도 유해물질을 남긴다는 건데, '환기를 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죠. 과연 그랬을까요.

소비자탐사대 송지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 담배를 피우는 기사가 많은데…. 차량 밖에서도, 안에서도 피웁니다.

기사가 운전석에 앉아 흡연한 택시에 타 봤습니다.

실내 담배 냄새가 가득한 건 물론, 뒷좌석엔 담뱃재까지 날렸습니다.

택시 기사
"(기사님 혹시…. 왜 이렇게 담배 냄새가 많이 날까요?) 밖에서 담배 피웠어요…."

따졌더니 적반하장 화를 냅니다.

택시 기사
"(차 안에서 피우신 거 같은데….) 피웠으면 신고를 해요. 차 안에서 피운 거를…. (흡연 현장) 보고 신고를 해야지 보지도 않고…."

일부 택시 기사 흡연에 승객은 건강까지 불안한데….

택시 승객
"마스크를 써도 뚫고 들어오는 냄새가 강하게 나거든요…. (택시 이용) 고객 입장에선 너무 불쾌하고…."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공기가 어떻게 오염되는지 실험해봤습니다.

담배 유해물질 측정 기준인 PM2.5 초미세먼지 농도가 흡연을 시작하자…. '보통' 수준인 ㎥당 24마이크로그램(㎍)에서 순식간에 '매우 나쁨'인 702까지 30배 가까이 급상승합니다.

"와, 어떻게 이렇게…"

흡연 뒤 한 시간을 환기하고 창문까지 연 채 20분을 달렸는데도 '매우 나쁨' 상태입니다.

택시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흡연을 하면 환기를 해도 남아있는 유해 물질들이 탑승자의 옷과 머리카락, 그리고 마스크에도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흡착된 유해물질은 택시 안팎에서 또 다른 사람에게 옮겨져 '3차 간접 흡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이철민 /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흡연 유해물질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독성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다양한 물질들과 같이 결합하면서 예상치 못한 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흡입 뿐 아니라 아이들 같은 경우는 입을 통해서 섭취될 수 있습니다."

2013년 택시 등 여객운송용 차량 내 흡연은 법으로 전면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만 택시 운전자 흡연 신고 건수가 5년 전 366건에서 지난해 692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단속과 처벌은 쉽지 않고….

지자체 관계자
"(단속 같은 건 안 해요?) 일일이 다니면서 단속을 하기는 사실 현실적으로 어렵고, 그 분이 안폈다고 주장하시고 저희는 증거 자료가 없고 이렇게 되면 처분이 나가기 좀 어려운 거죠."

여전히 일부 택시에선 불쾌하고 해로운 담배 냄새가 승객을 괴롭힙니다.

소비자탐사대 송지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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