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7

[뉴스7 취재후 Talk] 코로나의 짙은 그늘 '고독사'…"견디기 힘든 고립감"

등록 2021.08.14 19:15

수정 2021.08.14 20:06

[앵커]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이 일상이 됐죠. 이런 상황에서 가족, 친척과 단절된 채 홀로 살아가다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엔 중장년층은 물론, 취업난에 시달리는 2,30대 청년들까지 위험에 놓여 있다고 하는데, 코로나 시대 고독사 실태를 취재한 안윤경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앵커]
안 기자, 고독사로 생을 마감 한 현장을 직접 다녀왔죠. 집이 아닌 자동차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해 오셨다고요?

[기자]
네. 고인은 50대 남성분이셨는데요. 이분이 원래 아파트에 사시다가 그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나서는 일정한 주거지가 없이 이곳저곳을 전전하면서 사셨는데 본인이 살던 아파트 (인근) 갓길에 차를 대놓고 생활을 하시다가 사망을 하셨습니다. 제가 가서 차를 한번 들여다보니까 굉장히 오랫동안 차 안에서 생활하신 흔적이 남아있더라고요. 차 밖을 좀 둘러보니까 드시고 나서 버린 도시락 통이라든지 아니면 생수통도 있었고 이분이 정말 안타까운 게 너무 더워서 차에서 생활하기가 어려우니까 본인이 살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생활을 하셨대요.

[앵커]
네.

[기자]
주민분들이 신고를 하셔서 쫓겨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앵커]
코로나 상황으로 확실히 경제도 어려워지고 사람 만나는 것도 확실히 줄었잖아요. 고독사가 코로나 이후에 더 늘었습니까?

[기자]
코로나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저희가 단정할 수는 없지만 통계 상으로 고독사 수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앵커]
고독사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독거노인, 그러니까 홀로 사시는 노인 분들을 주로 생각하기 마련인데 요새는 그 연령대가 굉장히 낮아지고 있다고 해서 저는 굉장히 놀랐어요.

[기자]
실제로 20대 30대 고독사 사례도 굉장히 많습니다.

[앵커]
20~30대에서 많다고요?

[기자]
제가 취재를 하면서 들은 한 사례는 30대 남성분이신데 사망하고 나서 7월에 한 1~2주 있다가 발견이 되셨어요. 이분이 너무나 경제적인 생활고를 많이 겪으셔서 개인 회생이라든지 아니면 노숙인 자립 센터에 들어갈까 이런 메모까지 발견이 됐다고 합니다. 한 20대 남성분께서는 차 안에서 사망한 지 몇 주가 지난 다음에 아버지한테 발견되는 그런 안타까운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분은 이제 취업난으로 좀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어요.

[앵커]
이런 상황에서 특수청소업체나 유품관리사 같은 이런 업체들 의뢰 건수가 굉장히 늘었다고요.

[기자]
특수청소업체 여러 곳을 취재를 해봤는데 사업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매해 사업 성장률이 20% 정도였는데 요즘은 40%에 달한다고 대답을 하더라고요. 집을 정리하다보면 이력서나 수험서처럼 취업을 위해서 치열하게 노력했던 흔적들이 많이 발견이 된다고 합니다.

[앵커]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대책들이 마련돼 있죠?

[기자]
고독사 방지법이라는 게 작년에 국회에서 통과가 돼서 올해부터 시행이 되고 있긴 하는데요. 고독사 위기에 있는 20대 30대 40대 50대 그분들이 느낄 수 있는 대책은 조금은 부족하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제가 전문가들이랑 대화를 나눠 보니까요. 코로나가 고독사에 미치는 영향이 지금 당장이 아니라 2~3년 뒤 혹은 그 뒤에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그 감정을 계속 쌓아놨다가 더 이후에 폭발할 수도 있는.

[기자]
일본의 경우에는 1990년대부터 고독사 제로 프로젝트라는 걸 시행을 하고 있대요. 가스 검침원이라든지 아니면 우유 배달을 하시는 분들이 이 분들이 잘 계시는지 한번 확인하는 역할을 같이 해 오고 있다고 하고요. 우리나라도 이렇게 단순히 이걸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로 보고 장기적인 대책까지 내놓아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 합니다.

[앵커]
오늘 고독사에 대한 이야기 한 줄 톡으로 정리 해 본다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기자]
고독과의 거리두기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네.

[기자]
우리의 건강을 위한 거리두기는 너무나 옳은 것이지만 사람을 고독하게 만드는 거리두기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고독과의 거리두기로 하겠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