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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7 취재후 Talk] 숨진 해군 일병 어머니 "軍 믿을 수가 없다"

등록 2021.09.11 19:09

수정 2021.09.11 20:20

군에서 상관과 선임병들의 성추행이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의 대처는 변한게 없습니다. 이미 군 스스로의 개혁은 불가능하다는 한탄이 나옵니다. 과연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지 오현주 앵커와 구민성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앵커]
구 기자, 해군을 그토록 좋아했다던 이 젊은 병사에게 왜 이런 비극이 일어난 겁니까.

[기자]
작년 11월에 입대한 정 일병. 2월에 강감찬호에 배치가 됐는데 아버지께서 전신에 화상을 입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앵커]
네...

[기자]
어쩔 수 없이 청원 휴가를 다녀오게 됐는데요. 배치되자마자 휴가를 다녀왔기 때문에 일이 능숙하지가 않겠죠. 실수를 하면 바로‘너는 후임보다도 못하냐’면서 밀치고 때리고. 또 생활관에 들어오면 다른 병사들이 전원 나가버리는 집단 따돌림도 당했습니다. 그리고 잠도 격납고 같은 창고, 작은 방에서 재우는 행위도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이 함선이라는 공간이 폐쇄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더 충격이 컸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병사가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겁니까?

[기자]
이게 2차 가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함장한테 카톡을 통해서 신고를 했는데

[앵커]
예.

[기자] 
함장은 생활관을 바꿔주고 보직도 바꿔주고. 나름 도와주려고 했는데 아시다시피 함정이지 않습니까. 생활관을 바꿔줘 봤자 가해 병사들과 마주칠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제가 이해가 안 갔던 게 뭐냐면‘정 일병을 괴롭히지 마라’라고 말을 하기 위해 정 일병 빼고 다 집합. 아예 전혀 정 일병을 몰랐던 병사들까지도‘우리가 집합을 정 일병 때문에 당하는구나’정일 병에게 안 좋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구민성 기자가 숨진 병사의 어머니를 직접 인터뷰를 했잖아요.

[기자] 
수사가 지지부진한 부분을 하소연 하셨습니다.‘수사가 왜 지지부진하냐’물어봤더니 그제서야 수사관이‘수사 대상자들이 지금 청해부대로 파병을 가있기 때문에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그제서야 실토를 했다고 합니다.

[앵커]
코로나 사태가 벌어진 그 청해부대 얘기하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故 정 일병 어머니
"통보도 없었어요. 그냥 나갔대요. 나라 일이 먼저이기 때문에." 

또 가해 병사들의 실명이 없어서 수사가 지체되고 있다고.

故 정 일병 어머니
"정황 증거는 명확하지만 실명이 없다는 이유로 증거가 없다는 거예요."

[앵커]
가해 병사를 수사관이 찾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죠. 상식선에서는 가해 병사를 수사관이 찾아야 되는데 너무 답답하니까‘더 이상은 안되겠다’군은 믿을 수가 없다 라는 생각이 드셔서 군인권센터에 얘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앵커]
여군 중사 성폭력 사건도 저희가 취재후톡에서 다뤘었는데 축소, 은폐, 부실수사… 군 당국의 대응이 하나도 바뀐 게 없어요.

[기자] 
올해에 좀 유독 많이 군 부조리가 발생했잖아요. 이런 걸 해결하기 위해 민관군 합동 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앵커]


[기자] 
이게 또 잘 작동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지금 벌써 16명이 사퇴를 했는데요.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앵커]
대안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이 좀 제시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방 헬프콜이라든지 제보 시스템들은 이미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냐면 신고를 받고 제보를 받잖아요. 그러면 해당 부대에 다시 알려줍니다. 자신이 노출되는 게 싫어서 이용을 한 건데 이 시스템이 작동을 하지 않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신고하는 기구, 기관은 국방부 산하의 독립된 기구여야만 한다는 게 전문가들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앵커]
그럼 이번 사건 한 줄 톡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군대니까>로 하겠습니다. 군대니까 어쩔 수 없다. 이건 어머니가 아들을 다독이기 위해서 했던 말인데요. 병사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모였잖아요. 이 병사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군대니까 변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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