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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성인 확인 안해"…비대면 주문, 청소년 음주 '관리 사각'

등록 2021.09.27 21:30

수정 2021.09.27 21:35

[앵커]
거리두기로 비대면 음식 주문이 크게 늘었죠. 덕분에 감염 위험은 줄었는데, 일부 미성년자에겐 일탈로 이어지는 구멍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건 또 무슨 일인지, 소비자탐사대 송지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중학교, 학원가가 밀집한 곳의 한 패스트푸드점. 메뉴 가운데 맥주도 보입니다.

기자
"술을 파는구나…."

맥주 주문 단추를 누르자 '성인 인증을 위해 신분증을 확인한다'는 알림이 뜨는데….

정작 주문한 음식을 받으러 가자 신분증 확인은 없습니다.

맥주마저 불투명 컵에 나와 내용물이 술인지, 음료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다른 음식점은 신분증을 확인하지만 마스크를 쓴 채 형식적으로 한 뒤 술을 건네 줍니다.

패스트푸드점 직원
"(여기 신분증 검사는 안 해요?) 어려 보이거나 그러면…. 다음부터는 잘…."

휴대전화 배달 앱을 통하면 미성년자는 더욱 쉽게 술을 주문할 수 있습니다.

학생
"주변에 노는 애들이나 그런 애들이 (앱으로 술 주문)…."

유명 배달 앱으로 음식과 함께 술을 주문해봤습니다. 역시 '신분증 확인 절차'가 있다고 알림이 뜨지만, 배달 조건에 '문 앞에 두고 가기'를 선택했더니….배달 기사는 신분증 확인도 없이 술과 음식을 두고 갔습니다.

주문자 신분증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증하는 경우도 있지만….이 마저 시늉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제시했는데도 이렇게 본인 인증을 통과해서 술을 받았습니다.

배달기사
"저희도 솔직히 직원은 아니다 보니깐 하라는 대로…."

특히 배달 앱은 처음 술을 시킬 때 한 번 성인 인증을 해두면 이후 계속 주문이 가능합니다.

학부모
"(혹시 무인주문기에서 맥주 파는 거 아세요?) 어우, 처음 들어봤어요. 개선을 좀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서울의 경우 청소년이 비대면으로 술을 시킬 때 신분증이나 보호자를 확인하는 배달원은 약 15%로, 열 번 중 거의 아홉 번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손애리 /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교수
"온라인 (주류)판매를 위한 규제나 통제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온라인으로 술을 팔게 될 별도 면허정책이 필요하다."

늘어나는 비대면 주문에 청소년들의 음주 사각지대가 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소비자탐사대 송지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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