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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7 취재후 Talk] 순식간에 전국이 멈췄다…KT 관리도 '먹통'

등록 2021.10.30 19:17

수정 2021.10.30 19:59

[앵커]
지난 월요일 85분 간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마비됐습니다. 재난 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어쩌다 현실에서 벌어졌을까요. 이상배 기자, 통신이 먹통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국민들이 뜻하지 않게 체험한 셈이 됐어요.

[기자]
통신 먹통은 일단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월요일 점심시간을 전후해서 발생했습니다. 단순 휴대 전화 연결부터 일반적인 카드 결제 업무를 수행하는 기기까지 모두 적용이 됐습니다. 식당의 경우는 또 어땠을까요. 한 번에 몰린 손님들이 결제를 앞두고 결제 시스템이 먹통이 되다 보니 누가 결제를 해야 되나 고민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피해 식당 자영업자
"손님을 받지 못하니까. 현금으로 갖고 다니는 분들은 없잖아요."

피해 식당 자영업자
“왜 안 되냐 내 카드가 잘못된 거냐. 안 되는 이유를 아무도 모르니까. 저희도 계속 해봤는데 안돼서."

[앵커]
저는 그 시간에 약국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엄청 밀려 있는 거예요. 알고 보니까 처방전을 입력하고 또 약을 제조하는 게 다 인터넷을 통해서 하더라고요.

[기자]
일단 피해 사례를 모두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건들이 발생한 건데 통신시설이 왜 국가기간산업인지 알 수 있게 하는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러면 먹통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집계된 게 있습니까?

[기자]
KT의 이동 통신 가입자만 1,750만 명, IPTV 900만 명인 걸 고려했을 때 집계 자체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일단 KT가 피해 보상은 약속을 했는데 아직 확실하게 나온 건 없죠?

[기자]
네. 아직까지 발표된 건 없습니다. 일단 KT는 소상공인 대상 특별 보상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체적으로 얼마나 어떻게 보상할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구현모 / KT 대표
"약관상 3시간이라고 하는 것. 그게 마련된 지가 오래된 겁니다."

[앵커]
아니 저는 그 약관이 참 황당하더라고요. 요즘 같은 세상에 3시간 연속으로 통신이 안 되면 어떻게 삽니까.

[기자]
그래서 이 약관들 좀 알아봤는데요. 약관의 기준이 언제부터인지 보니 2002년에 정보통신부가 기존 4시간 기준을 3시간으로 강화해서 약관에 명시하도록 했습니다.

[앵커]
한 20년 전에 만들어진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당일 KT가 오락가락 발표한 게 또 문제가 됐어요. 디도스 공격이라고 해서 경찰까지 출동을 했잖아요.

[기자]
사실 이번 사태가 가장 커지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KT의 어설픈 대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규모 디도스 공격 발생으로 파악된다고 오후 12시를 전후한 상황에서 발표를 했던 건데요. 디도스가 아니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오니까 2시간 후인 오후 2시쯤에 면밀히 확인한 결과 네트워크 경로 설정인 라우팅 오류를 원인으로 파악했다고 사실상 입장을 선회한 건데요. 이미 경찰청까지 사건을 접수해 KT로 출동하고 난 상황이라서 사건 당일 참 웃지 못 할 상황들이 많이 발생했었습니다.

[앵커]
그리고 알고 보니까 설비교체작업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왜 굳이 대낮에 한 거죠?

[기자]
통상 이런 작업의 경우 트래픽이 가장 낮은 시간대에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앵커]
보통, 밤이나 새벽이나.

[기자]
네, 맞습니다. 당초 해당 설비 작업은 새벽 시간대에 작업을 하기로 이야기가 되어 있었지만 오전에 실제로 장비 설치와 시스템 설정까지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빠트린 이 명령어 한 줄이 바로.

나성욱 /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미래네트워크센터장
"‘엑시트(exit)’를 안 한 상태에서"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이후에 라우팅 오류로 인해 전국적인 인터넷 장애가"

[기자]
사실상 이번 사건은 이런 제도와 규정을 무시하면 어떤 무시무시한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자, 그럼 마지막으로 KT통신 먹통사태. 한줄 톡으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기자]
'대낮의 암흑'이라는 표현을 좀 쓰고 싶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준비 체계에서 이런 통신 장애가 우리 삶을 얼마나 힘들게 할 수 있을지를 보여준 단면을 제시한 하루였다고 볼 수 있고요. KT는 당일 AI 관련된 신사업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었는데요. 이익 창출을 위한 도전도 중요하지만 본연의 업무부터 제대로 해야 된다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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