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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두달도 안 돼 멈춘 '일상회복'…실패 이유는

등록 2021.12.15 21:10

수정 2021.12.15 21:13

[앵커]
일상회복이 시작된 지 겨우 한 달 반이 지났는데 결국 원위치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어쩌다 이 상황까지 온 건지 따져보겠습니다. 최원희 기자, 방역에 가장 큰 패착은 뭐였습니까?

[기자]
일상회복 첫날과 오늘 상황을 비교해봤습니다.

권덕철 / 보건복지부 장관(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첫발을 내딛는 날입니다. 위중증자와 사망자 발생 억제에 집중하며"

정부가 집중 관리하겠다던 위중증환자는 343명에서 900명대로 3배 가까이 늘었고, 한 자리수였던 하루 사망자는 100명대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정부도 "계산을 잘못했다"고 인정한 중증화율 오판이 첫번째 패인으로 꼽힙니다.

일일 확진자도 1686명에서 7850명으로 4배 넘게 증가했는데, 이대로 가다간 다음달 하루 확진자가 2만 명까지 늘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앵커]
결국 중증환자가 예상을 넘어서면서 이를 감당할 의료 역량이 부족한 상황인거잖아요?

[기자]
네, 전문가들은 "병상 준비 부족"을 가장 큰 패착으로 꼽는데요. 의료대응역량 대비 발생 비율은 110.3%으로 한계를 넘어섰죠. 일상회복 첫날 45.2%이던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한 달 만에 비상계획 기준인 75%를 넘겼고요. 수도권은 이미 11월 셋째주에 넘었습니다.

현재 수치상으론 20% 정도 여력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장비와 인력을 감안하면 이미 포화라는 게 의료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정부가 4차례 병상확보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환자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입니다.

서연주 / 대한전공의협의회 수련이사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사직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한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고 일반 중환자들이 갈 곳이 없다는 게 지금 더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정말 처음 접해보는 엉망진창인 상황…"

구급차를 찾지 못해 이송이 늦어지는 경우도 나오는데, 전국의 119 구급차 1690대 중 코로나 전담 구급차는 17.5%에 불과하고, 음압 설비를 갖춘 구급차는 21대, 약 1%입니다.

[앵커]
일상회복이 코로나가 끝났다는 건 아니었는데 경계심이 급격하게 느슨해진 측면도 있죠?

[기자]
영국 옥스포드대학교가 지난 3일 발표한 코로나 대응 엄격성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40.28였습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여부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긴 하지만, G20 중 19위로 방역 강도가 우리나라보다 낮은 나라는 멕시코 뿐이었습니다. 정부가 변이, 돌파감염 변수가 있는데도 백신 효과를 과신해 급격한 방역 완화에 나섰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정기 /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
"단계적 일상회복은 3단계로 나눠져 있는데 1단계부터 너무 큰 폭의 완화 조치가 있었어요"

[앵커]
어쩔수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그 이유를 하나 하나 따져보고 나니 더 잘할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많이 있긴 하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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