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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2021년, 세계를 돌아보다

등록 2021.12.30 21:50

수정 2021.12.30 22:55

벌써 일년이 지났군요. 세계인은 희망찬 발걸음으로 2021년 새해를 열어 젖혔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삶부터 지구공동체의 운명까지 어느 하나 뒤엉킨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초유의 감염병을 향한 반격의 포문을 열었지만 인류는 코로나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습니다. 강대국 패권 경쟁의 거친 파도 속에서 국제 정치와 글로벌 경제가 내내 요동쳤습니다. 올 한 해는 세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던 불확실성의 시대였습니다.

세계는 꼬박 2년째 코로나 팬데믹의 그림자에 갇혔습니다.

백신 접종을 서둘렀던 나라들은 지난봄 잠시 자유를 누렸지만 그뿐이었습니다.

델타에 오미크론까지 강력한 변이가 연이어 등장하며 확진자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백신 확보 전쟁의 치열한 불길은 이제, 먹는 치료제 확보 경쟁으로 옮겨붙었습니다.

"미국이 돌아왔습니다. 돌아왔어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민을 둘로 갈랐던 트럼프의 흔적들을 지우고 세계를 이끄는 주도자로 복귀하는 행보를 서둘렀습니다.

하지만 방역과 경제에 실패하면서 지지율은 바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3연임 장기집권의 길을 터놓으며 스스로를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중국의 길'을 가겠다며 중화 패권의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미-중 대결이 격화하면서 대만이 신냉전 화약고로 떠올랐고 동아시아 안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미-러 갈등 속에 우크라이나도 일촉즉발 전쟁 위기에 빠졌습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년 만에 자연인으로 돌아갔습니다.

독일 첫 여성 총리이자 최연소 총리, 통일독일 최장수 총리의 기록을 남기고 스스로 떠났습니다.

마지막까지 부드러운 리더십과 진솔한 인간미로 세계인을 사로잡았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전쟁, 아프간전이 20년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슬람 신정일치 탈레반 정부가 다시 공포정치를 휘두르면서 시민, 특히 여성의 인권이 참혹하게 짓밟혔습니다.

또다시 쿠데타에 짓밟힌 미얀마의 시민들은 자유와 민주를 요구하며 처절하게 맞섰습니다. 군부는 총칼로 천4백여 생명을 빼앗았습니다.

세계 경제는 생활필수품부터 첨단 산업설비까지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물류대란에 뒤흔들렸습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맞물려 글로벌 인플레 공포가 부풀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틀 뒤면 2022년 새해가 떠오를 겁니다. 하지만 새해 새 출발은 자욱한 안개 속입니다.

신냉전은 더욱 거세지고, 기상 이변과 재앙도 더 사납게 지구촌을 위협할 기세입니다. 자연은 더 이상 인간에게 그리 너그럽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래도 인류는 늘 그랬듯 다시 새 희망을 품고 나아갈 것입니다. 당장 코로나의 터널을 벗어나 잃어버린 일상부터 되찾기를 소망합니다.

12월 30일 앵커의 시선은 '2021년, 세계를 돌아보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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