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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잔치' 후폭풍…방지책은?

등록 2022.01.12 21:44

수정 2022.01.12 22:51

[앵커]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이 상장 한 달여만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한 이른바 '주식 먹튀'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이 가진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행태라는 비판이 커지면서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자세히 따져봐 드리겠습니다. 최원희 기자, 스톡옵션이라는 게 원래 어떤 취지입니까?

[기자]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자기 회사 주식을 일정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걸 말합니다. 인재 유치와 경영 성과를 위한 동기 부여 차원인데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은 한 주당 5000원에 150여 만주의 주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상장 한달만에 주가가 크게 오르자 주당 20만원 이상을 받고 일부를 팔았습니다 그 차익만 900억 원에 달합니다.

[앵커]
법적으론 문제가 없습니까?

[기자]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 경영진이 44만 주를 한꺼번에 팔아 치운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매각 시점입니다. 100% 균등배정방식으로 증거금을 대거 끌어모으고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돼 주가가 치솟을 때, 최고 경영진이 시장에 "지금이 고점"이란 신호를 보내며 자신의 주머니만 채웠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사태가 이번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만,

[기자]
이전까지는 주주 신뢰를 위해 경영진들이 알아서 조심해 온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20년 화이자와 모더나 CEO가 백신 성과 발표 후 자사주를 매각해 논란이 있었는데요. 화이자 CEO의 매각 시점은 백신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란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7% 넘게 뛴 날이었습니다. 화이자 대변인은 "미리 계획됐던 것"이라며 합법이라고 했지만 여론은 좋지 않았습니다. 

[앵커]
회사 정보를 상세히 알고 있는 대주주들의 이런 도덕적 해이를 막고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스톡옵션 취지를 고려하면 최고 경영진도 주가가 높을 때 팔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스톡옵션을 지나치게 CEO에게만 유리하게 계약하는 관행은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회사 내부자가 자사 주식을 매각할 때 어느 날짜, 어느 규모에 팔 건지 미리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시장 교란이나 내부 정보를 이용한 차익 실현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또 전문가들은 상장 직후 어느 시점까지는 매각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창민 /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회사 스스로 해야 하는 건데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주고 상장 후 몇 년은 일부 특정 등기 임원 몇 명은 매각 금지라든가…." 

혁신 기업들이 '상장하면 끝'이란 한탕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기업 가치 제고에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단 지적도 있습니다. 

정동일 /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IPO(기업공개)를 통해서 '대박 나고 나는 은퇴한다' 식의 단기적인 생각보다는 '고객들의 어떤 삶을, 가치를 바꾸고 증진시킨다' 이런 건설적이고 장기적인 비전 같은 것들을 가질 필요" 

[앵커]
앞으로도 많은 혁신기업들이 상장을 통해 자본 조달을 해야 하는데 이런 나쁜 사례들은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을 서두를 필요가 잇을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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