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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7 취재후 Talk] 어이없는 '붕괴 사고' 언제까지…

등록 2022.01.15 19:16

수정 2022.01.15 22:47

[앵커]
있어선 안 될 참사가 또 벌어졌습니다. 언제까지 우리는 후진적 안전사고를 경험하고 또 지켜봐야 할까요. 신유만 기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전문가들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기자]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콘크리트가 충분히 굳지 않았다, 라는 얘기입니다. 공사에 투입된 현장의 일부 인력들은 콘크리트의 양생 기간이 대략 5일 정도였다…. 또 지난 12월 초부터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들도 많지 않았습니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콘크리트가 잘 안 마르기 때문에 최소 2주 정도는 양생 기간을 둬야 된다, 라고 주장을 합니다.

[앵커]
그런데 현대산업개발 측은 콘크리트 굳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라는 입장 아니었습니까?

[기자]
최소 12일에서 최대 18일까지. 특히 붕괴가 시작된 38층은 사고일 기준으로 18일이나 양생을 했다는 거예요. 현장 투입 인력들의 증언하고는 배치되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붕괴된 면을 살펴보면 드러난 철근에 깔끔한 모습을 볼 수가 있거든요.

[앵커]
철근 따로 콘크리트 따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말씀이시죠.

[기자]
과정이 어땠느냐는 나중에 조사로 밝혀지더라도 양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건 팩트라는 거죠.

[앵커]
혹시 설계 자체에서의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이 이 건물 모서리의 설계가 바람에 약한 구조라는 겁니다. 30층 이상이면 고층 건물로 분류가 되는데, 고층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습니까. 이번에 사고가 난 건물은 실내 공간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서 모서리가 네모 각 지게 설계가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정확히 그 모서리 부분에서 붕괴가 일어났죠. 또 고층부의 수직 구조가 부족했다, 쉽게 말해서 기둥이나 벽체가 부족했다, 이런 얘기입니다.

[앵커]
기둥이 많을수록 사실 더 안전하긴 하잖아요.

[기자]
근데 기둥을 줄이는 이유는 조망을 시원하게 확보하기 위해서 그렇게 많이 짓는데 이 건물의 고층부에서 수직 구조가 부족했다는 주장입니다.

[앵커]
이 정도의 참사라면 사실 사전 징후가 있을 법도 한데 역시나 그런 영상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어요.

[기자]
사고가 발생하기 불과 10분 전에 촬영된 영상을 한번 보면요. 거푸집이 두둑 하는 소리를 내면서 위로 들어 올려지는…. 상황을 인지한 관계자가 주변에 있던 근로자분들은 대피를 시켰는데 미처 대피하지 못한 여섯 분이 이번에 실종이 됐던 겁니다. 그리고 원래 이 공사장이 착공한 이후에 공사 관련 민원이 386건이나 발생한 곳이라고 합니다. 특히 낙하물 때문에 조금 위험한 곳이었는데.

박태주 / 인근 상인
"철근 콘크리트 토막이라든가 쇳덩어리 핀이라든가 많이 떨어지고."

공사 자체에 대해서 재검토를 하라든지 원론적인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사현장에는 감리자가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관할 구청의 진행 상황을 또 보고를 하게 돼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구청 나아가 광주시까지도 관리감독 책임에서만큼은 자유로울 수 없다. 또 사고 3일째였던 지난 13일에는 광주시에서 저희 기자들한테 문자를 하나 보냈는데. 사고 명칭을 광주라는 지명을 빼달라고까지 얘기를 했습니다.

[앵커]
오늘 취재후톡 참 참담한 심정으로 전해드렸는데 한 줄 톡으로 한번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기자]
'어이가 없네' 로 하겠습니다.

[앵커]
이유가 뭡니까?

[기자]
하…. 7개월 전에 저희가 학동 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 보도해 드렸습니다.

정몽규 / HDC그룹 회장 (지난해 6월)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해나가겠습니다.“

철저한 재발방지. 결론적으로는 공염불이 되고 말았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골조 공사를 하다가 건물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앵커]
이해할 수가 없죠.

[기자]
기온이 낮았다. 바람이 셌다. 이런 수준의 원인 분석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참담하고 어이가 없습니다. 국토부의 사고원인 조사 그리고 수사기관의 수사가 있을텐데요. 시행사, 시공사의 책임은 물론이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행정기관의 잘못도 만약에 있다면 명백하게 밝혀야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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