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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박범계, 이임사서 '거악척결 검사는 소중' 문구 제외

등록 2022.05.07 15:02

수정 2022.05.07 15:17

"尹정부 검찰개혁 역행 우려"

[취재후 Talk] 박범계, 이임사서 '거악척결 검사는 소중' 문구 제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장관이 어제 (6일) 오후 5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가졌습니다.

박 장관은 작년 2월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갈등이 최고조일 때 취임했습니다.

1년 4개월여 재임기간 성과와 관련해 박 장관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형사사법제도를 안착시켜 왔다"며 "인권과 적법절차를 중시하는 검찰 조직문화의 씨앗을 뿌렸고 직제개편을 통해 인권보호관으로서 검찰 역할을 정립하고자 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이날 이임식에는 검찰 간부 가운데 친정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고검장과 김관정 수원고검장이 참석했습니다.

■"검주민수(檢舟民水), 검찰은 배, 국민은 물"

박 장관은 "검주민수(檢舟民水), 검찰은 배, 국민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국민을 최우선으로 놓고 일한다면 검찰 개혁의 강은 잔잔할 것이나 반대라면 강은 사납게 요동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여기 마르지 않고 도도히 흐르는 강이 있다. 검찰 개혁이라는 강"이라며 "검찰 개혁이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함께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여전히 진행형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박 장관은 "여성 대상 성범죄, 디지털 성범죄에 분노하고 용납하지 않는 검사, 가족의 파편화 속에서 학대받는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해 팔걷어 부치는 검사, 일터에서 전장처럼 목숨을 잃는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키려고 애타는 검사, 모두 검찰 조직에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했습니다.

또 "검사들이 다양한 생각과 전문성을 갖추고 고르게 평가받고 발탁되는 조직 문화가 자리잡길 기대한다"며 "그것이 제가 못 이룬 검찰개혁의 나머지 숙제"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임사서 '거악 척결 검사는 소중한 존재' 문구 삭제

법무부는 6일 오후 3시쯤 출입기자단에게 박 장관의 이임사를 먼저 공유했습니다. 이임식이 시작되는 오후 5시 보도를 전제로 배포했는데요,

처음 공유된 박 장관 이임사에는 '권력에 야합하지 않고 강단 있게 거악을 척결하는 검사"를 언급하며 "모두 검찰 조직에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라고 써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법무부는 오후 3시 35분과 오후 4시 36분에 각각 박 장관의 수정된 이임사와 재수정된 이임사를 출입기자단에 다시 공유했습니다.

박 장관 이임사 수정본과 재수정본을 살펴보니'권력에 야합하지 않고 강단 있게 거악을 척결하는 검사'라는 문구가 빠져있었습니다.

현 정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국회로 돌아가는 박범계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개혁 역행 우려"

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 정권에서 자리 잡은 검찰 조직 문화가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역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성과가 무위로 돌아가거나 오히려 역행할 수 있다는 염려가 있다"면서 "동부지검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는 참 빠르고, 폭넓고, 일방적인 수사"라고도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법무부에 인사 검증 기능을 맡기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18개 부처 중 하나인 법무부가 나머지 부처의 국무위원을 검증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면서 "헌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박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이 개선됐다고도 평가했는데 "검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여러 노력을 했고, 실제로 분명히 여러 측면에서 좋아지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현직 의원 신분으로 법무장관을 겸직해온 박 장관은 다시 의정활동에 복귀하게 됩니다.

이임식 전날인 5일 페이스북에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사진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님께 국회 복귀를 사전에 신고하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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