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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팬사인회 미끼' 라면 장사·5만원 소주잔…도 넘은 팬덤 마케팅

등록 2022.05.30 21:29

수정 2022.05.30 21:36

[앵커]
'K-팝', 'K-무비'가 세계의 중심에 설 정도로 위상을 더해가고 있죠. 한 쪽에선 충성도 높은 팬덤 마케팅을 이용한 도 넘은 상술이 소비자를 불만케하고 있습니다. 한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 얼굴만 찍힌 소주잔 세트를, 무려 5만원에 내놔 눈쌀을 찌푸리게 했고, 또 다른 식품 회사는 라면에, 연예인 팬사인회 응모권을 끼워 넣고 팔았다 뭇매를 맞았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안윤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대형서점 입구에 긴 줄이 생겨났습니다. 남성 아이돌그룹의 새 음반 출시에 맞춰 구매에 나선 팬들입니다.

그런데, 음반을 사자마자 바닥에 주저앉아 확인하는 건, 무작위로 들어 있는 가수 사진 카드입니다.

음반마다 사진이 다르다 보니 좋아하는 가수 카드를 손에 넣을 때까지 음반 수십 장을 사기도 하고, 중고장터에서 비싸게 거래도 합니다.

A씨
"원하는 카드를 한 번에 얻을 확률이 수십만분의 일 이러니까. 앨범 사다 사다 안 돼서 카드만 따로 사고."

대형마트 식품코너에서는 한 가수 겸 연기자의 사진이 든 라면이 판매되는데... 사진 별로 다른 단어를 조합해 정해진 문구를 만들면 팬사인회 응모 자격을 줍니다.

하지만 짝을 맞춰야 하는 특정 단어가 잘 안 나와 대량 구매하는 팬이 적지 않습니다.

"몇백만 원어치 사는 사람도 있어요."

희귀한 단어가 찍힌 카드는 온라인에 고가로 거래되기도 합니다.

라면회사 측
"정말 좋은 마음으로 (했는데), 저희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다 보니 너무 속상한 부분도 있고."

한 연예기획사는 지난해 여성 아이돌 그룹 사진이 들어간 소주잔 4개 세트를 5만5000원에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환불했고, 남성 아이돌 그룹 소속사는 가수가 디자인에 참여했다며 잠옷 한 벌을 11만 9000원에 팔았다가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다연 / 케이팝 포 플래닛 활동가
"(상술 때문에) 같은 앨범을 몇 박스씩 (사면) 어쩔 수 없이 그냥 다 묶어서 버리거나 창고에 쌓아둬버리거나…"

일부 기업이 팬덤을 돈벌이 수단으로 지나치게 이용하자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

B씨
"우리를 호구로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걸 또 알면서 당해주는 게 팬이잖아요. 얄밉기는 한데 살수밖에 없는…."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년간 K-POP 아이돌 제품 관련 국내외 소비자 상담건수만 390건에 달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안윤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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