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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반년 유예에도 '아우성'…우왕좌왕 일회용컵 보증금제, 왜?

등록 2022.06.06 22:31

수정 2022.06.06 22:36

[앵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카페 등에서 이번주 시행될 예정이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도'가 돌연, 반 년 뒤로 미뤄졌습니다. 카페나 제과점 등 관련 업계가 시기상조라며 반발한 건데, '그럼, 6개월 뒤엔 제도가 정착될 수 있을까' 지금 상황에선, 이것도 미지수입니다.

소비자탐사대 송지욱 기자가 관련 업소를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보자며 도입된 일회용컵 보증금제. 하지만 가맹점주 사이에선 "환경보호를 가장한 기관의 스티커 장사"라는 비판도 나오는데….

A카페
"여름에 어디다 쌓아 놓을 거예요, 반납 받는 거…. 쌓아두면 냄새나고 막 썩고…. 빨리빨리 안 가지고 가면….“

여러 번 쓸 수 있는 다회용 컵도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반납이 골칫거리입니다.

B카페
"(수거함에) 그냥 넣으면 저희가 누가 반납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수거함은 안 쓰고) 그냥 다 빌린 곳에 거의 반납하는 거 위주로…."

금속 텀블러를 빌려주는 곳도 생겨났지만 커피보다 비싼 잔을 돌려받기 위해 신상정보까지 요구하기도 합니다.

"(이걸 다 써야 되는 거예요?) 아…. 네…."

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는 자체 제작한 재사용컵에 보증금 1000원을 매겨 회수율을 70~8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일회용품을 없애자며 더 두꺼운 플라스틱컵을 만들었다는 비판에 반납할 수 있는 매장이 제주와 서울 일부 매장으로 제한돼 있는 것도 6개월 내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소비자
"(컵 반납기가) 서울에도 몇 군데 말고는 없거든요. 이건 짐이니깐…. 이게 그냥 집에 가져가서 쓰레기밖에 안 되니깐…."

규모가 작은 커피전문점의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재활용컵을 도입하고도 일회용 컵을 다시 쓰는 곳도 상당수였습니다.

D카페
"저도 솔직히 여기에 입대기 싫거든요. 아무리 깨끗하게 닦아도…. 구매율이 떨어져요."

정부와 지자체가 플라스틱 회수와 처리 비용을 업계에 전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홍수열 /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영세한 카페들이 이 모든 것을 다 책임지라고 하는 건 아니다. 공공장소에 무인회수기와 같은 인프라를 구축해서…."

6개월 뒤엔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세계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소비자탐사대 송지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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