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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문구점엔 나비칼, 온라인엔 강철너클…호신용품 '관리 사각'

등록 2022.06.13 21:33

수정 2022.06.13 21:36

[앵커]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호신용품 판매도 늘고 있습니다. 몸을 보호하는 게 목적인 용품이다보니, 제품이 가진 공격성도 상당한데, 아이들이 주요 고객인 문구점 등에도 아무런 규제없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안윤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시내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 장난감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로.. 칼날을 접어 넣을 수 있는 일명 '나비칼'이 있습니다.

문구점 주인
"5~6학년 애들이 많이 사가죠. 자기네들이 난폭하게 가지고 놀면 위험한 거고."

나비칼을 화려하게 다루는 동영상이 인기고, 초등학생 유튜버가 품평도 올립니다.

초등학생 유튜버
"풀리면 계속 조여줘야 해서, 불편해서 저는 무나사 식으로만 사기 시작…."

온라인 매장 등에는 나비칼은 물론, 주먹에 끼우는 쇠붙이 '너클', 최루액 스프레이 등이 '호신용품'이란 이름으로 쉴 새 없이 올라옵니다.

이들 상품이 손쉽게 거래되는 건 관련 규정이 느슨하기 때문. 진검이 아닌 칼은 날이 서있지 않거나 최루액은 가스식이 아닐 경우 판매에 경찰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너클 등은 아예 관련 규정조차 없습니다.

관리 사각지대에서 팔리는 호신용품의 위력은 어느 정도인지, 실험을 해봤습니다.

호신용 막대기 '쿠보탄'은 알루미늄 캔을 쉽게 뚫고, 너클 주먹엔 단단한 파인애플이 산산조각 납니다.

"퍽퍽!"

가공할 위력 때문에 호신용품이 순식간에 공격용으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넉 달 전 30대 여성이 동거남을 호신용품으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5월엔 노래방에서 시비를 하던 손님이 가스총을 쐈습니다.

그런데도 판매자는 위험하지 않다고 홍보하고,

매장 주인
"(호신용 나비칼이) 사람은 안 다치는데, (떨어뜨리면) 유리창이나 대리석 바닥이 문제니까."

정부는 호신용품 규제 강화와 관련 별다른 계획이 없는 상황.

정부 관계자
"총포·도검·화학류 아닌 이상은 내가 스스로 들고 다니는 건데. 들고 다녀도 상관 없지 않나요."

언제 흉기로 돌변할지 모르는 '위험한' 호신용품들, 이대로 둬도 되는 걸까요?

소비자탐사대 안윤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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