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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3주 치료에 1000만원"…고무줄 의료비 부담에 버려지는 반려동물

등록 2022.06.20 21:31

수정 2022.06.20 22:02

[앵커]
이렇게 반려견을 미끼로한 사기가 느는데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반려동물 열풍'도 빼놓을 순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유기 동물이 증가하는 것도 현실인데요, 아팠다 하면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들어가는 고무줄 의료비를 감당 못해, 함께 생활하던 동물을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탐사대 송지욱 기자가 동물병원 의료비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13살이던 비글종 반려견을 떠나보낸 A씨. 구토 증상을 보이던 반려견을 살리려고 3주간 쓴 의료비만 1000만 원에 달했습니다.

A씨
"1000만 원 정도 들었죠. 아프게 보내서 미안하고…. 미안한 생각 밖에 없어요."

그런데 고액 치료비 보다 A씨를 당혹케 한 건, 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단과 처방 비용이었습니다.

A씨
"'췌장이 안 좋은 것 같다. 초음파를 보면서 비장에 암이 있는 거 같다…. 2차 병원으로 가서 검진을 해보니 강아지 뱃속에 비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애견인 사이에선 동물병원 진료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견주
"검사하면 보통 몇십만 원이더라고…."

실제 어떤지, 설사 증세가 있는 강아지와 함께 동물병원을 둘러봤습니다.

가는 곳마다 치료비 견적이 13만4000원에서 31만8000원으로 제각각이고, 개의 무게와 나이에 따라 추가 비용도 요구합니다.

A동물병원 관계자
"몸무게가 더 나가면 약값도 그냥 더 비싸지고 마취 비용도 더 들어간다고…."

B동물병원 관계자
"(노견이면) 10만 원씩 더 붙을 수도 있어요."

한 시민단체가 동물병원 125곳을 조사한 결과, 진료비가 가장 싼 곳과 비싼 곳 사이 최대 11배 차이가 났습니다.

사람 병원과 달리 동물 병원은 법정 의료수가가 없기 때문인데…. 과도한 치료비 부담에 애견인들 사이에선 동물 보험과 치료비 적금 등 자구책도 등장했습니다.

견주
"(가족) 셋이 적금을 따로 그냥 들고 있습니다. 2만 원씩…."

1월부터 수술 등 중대 진료 전 비용을 사전에 알려주도록 수의사법이 바뀌었지만 시행은 내년부터입니다.

이웅종 / 연암대학교 동물보호계열 교수
"2차적인 진료 비용들이 또 계속 제반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될 수 밖에 없거든요."

반려동물 양육자 가운데 4명 중 1명은 예상보다 많은 지출 때문에 양육을 포기하거나 파양한 경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파양견 입양소
"(견주가) 수술비가 300만 원 나오는데 나 300만 원 못 내. 너희가 150만 원에 받아주면 이거 받고…. 아니면 안락사 시키지…."

현 정부는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안심하고 병원을 드나들게 하겠다고 공약까지 했지만, 진료비 표준화 등 갈 길이 멀어보입니다.

소비자탐사대 송지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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