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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대법원·헌재, 잇단 '충돌'…최고 사법기관 힘겨루기?

등록 2022.07.24 19:08

수정 2022.07.24 19:12

[앵커]
최근 최고의 두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충돌하는 모습에 의아해 하신 분들 많을 겁니다. 헌법재판소가 대법원 판결을 잇달아 뒤집으면서 벌어진 일인데 헌재는 위헌 결정을 무시한 건 대법원 잘못이라는 입장이고 대법원은 "재판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헌재와 대법원이 서로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조성호 기자가 두 기관의 충돌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헌법 생일인 지난 17일, 국회에서 만난 김명수 대법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악수를 나눈 뒤 기념식장에 나란히 섰습니다.

의전 서열도 대통령과 국회의장에 이어 똑같이 세번째인 두 사람은, 이후 거의 눈도 맞추지 않았는데,,, 나흘 뒤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로 대법원 판결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영진 / 헌법재판소 재판관 (지난 7월 21일)
"(헌법재판소는) 법원에 의하여 훼손된 헌법 우위의 법질서를 바로 잡고 국민의 기본권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하여..."

헌재가 '한정위헌'으로 본 법령으로 "법인세를 내라"고 한 대법원 판단이 잘못됐다며, 판결을 뒤집은 겁니다.

두 사법기관이 정면충돌한 건 '한정 위헌' 효력을 둘러싼 입장차 때문.

헌재는 "한정위헌도 위헌"이라며 다시 재판하지 않은 법원 잘못이라 주장하는 반면, 대법원은 "법령 해석의 최종권한은 대법원에 있다"며 맞서는 형국입니다.

1997년 첫 취소 결정 이후 지난달 30일과 이달 21일, 헌재가 다섯 차례나 대법원 판결을 뒤집으면서, 양대 사법기관간 갈등의 골도 깊어졌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선 최고 사법기관 지위를 놓고, 헌재와 대법원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헌법이 헌법재판소에 부여한 취지를 대법원이 명심해야 한다"며, "대법원이 헌재 판단을 따라야 한다"고 했지만, 정반대 견해도 적지 않았습니다.

판사 출신 변호사
"헌법재판소에서 법원 판결을 건든다는 건 무리한 측면이 있죠.법원의 권한을 헌재에서 건드릴 수 있다? 솔직히 헌법 훼손인데..."

국회가 나서서 입법으로 두 기관간 권한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두 기관간 샅바 싸움의 피해는, 결국 재판 당사자인 국민이 떠안게 된다는 걸 헌재와 대법원도 아는지, 모르는지...

뉴스7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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