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자체가 도시 홍보를 위해 기업처럼 브랜드 슬로건을 만든 지도 오랩니다. 그런데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이 슬로건이 바뀌기도 하다보니 정체성 혼란에 홍보 효과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소비자탐사대 정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2005년 대구시가 '섬유의 본고장'에서 다채로운 도시로 탈바꿈하겠다며 만든 도시 브랜드, '컬러풀 대구.' 지난달 새 시장의 시정 슬로건에 맞춰 '파워풀 대구'로 바뀌었습니다.
2020년 16년간 사용했던 '잇츠대전'을 버리고, '대전이즈유'로 바꾼 대전시도 최근 도시 브랜드 슬로건 교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김민숙 / 대전시의원
"시장님 우리 시의 (브랜드) 슬로건은 대전이즈유입니까, 아니면 일류경제도시 대전입니까."
서울시 역시 7년이 채 안 된 도시브랜드 슬로건인 '아이서울유' 교체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당장 지역 대표 축제는 홍보물 등을 바꾸느라 허둥지둥하고,
조광현 / 대구 경실련 처장
"'컬러풀 대구 축제'라고 많이 알려졌는데, 홍보물도 굉장히 많이 예산을 (썼는데) 시장이 바뀌자마자 축제부터 '파워풀 대구’로 바꾸고"
다른 지역과 겹쳐 원조 논란까지 불거집니다.
제 뒤로 보이는 '파워풀 대구'는 대구시가 올해 6월 변경한 도시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이 '파워풀', 2005년부터 포항시가 내건 도시브랜드와 동일합니다.
도시 브랜드가 바뀌면 기념품과 조형물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미 산 기념품은 의미가 없어지고, 기존 제품은 모두 재고로 쌓일 판입니다.
기념품 판매자
"(이전 브랜드는) 제가 가지고 있는 게 한 천 개 정도 가지고 있으니까"
홍보 비용은 또 다른 문제. 서울의 경우만 봐도 기존 '아이서울유' 홍보 등 도시브랜딩 사업에 든 돈이 6년 동안 103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도 부산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강원도, 충청북도 등이 브랜드를 바꿀 예정입니다.
미국 뉴욕은 '아이러브뉴욕'을 45년째, 네덜란드에선 '아이암스타르담'을 18년째 유지해 도시 홍보에 큰 역할을 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김상학 /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장
"(도시 브랜드가) 그때마다 바뀌게 되면 어떻게 보면 지속성이 없고 또 연속성도 없고 또 그 가치가 시민들한테 이렇게 공감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지역 이미지와 홍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도시 브랜딩. 신중한 여론 수렴과 장기 계획이 필요해 보입니다.
소비자탐사대 정은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