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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7기수 낮아진 검찰총장 후보…조직 안정이냐? 尹 사단 전진배치냐?

등록 2022.08.23 16:57

수정 2022.08.23 17:10

[취재후 Talk] 7기수 낮아진 검찰총장 후보…조직 안정이냐? 尹 사단 전진배치냐?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 4인

▲여환섭·이두봉 고검장 사표…“총장 못돼서 남을 이유 없어”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연수원 27기)를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전임 김오수 총장보다 연수원 기수가 7기나 낮습니다. 검찰 조직에 이 후보자 보다 선배거나 동기인 검사장 이상 간부는 총 19명입니다. 검찰 간부 절반에 가까운 숫자인데, 법조계에서는 “앞으로 이 후보자가 이들을 어떻게 지휘할지가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장 이 후보자가 총장에 지명되자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고검장 2명은 사표를 냈습니다. 여환섭 법무연수원장과 이두봉 대전고검장입니다. 이들이 단순히 후배가 총장이 됐으니 조직을 위해 떠난 것은 아닙니다. 실리적으로 봐도 떠나는 것이 맞기 때문입니다.

한 검찰 간부는 “고검장은 사실상 실권이 없어 평생 수사를 해 온 검사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자리다. 그럼에도 고검장을 맡는 것은 향후 ‘검찰총장 후보’ 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 본인보다 2 ~ 3기수 후배가 검찰총장 후보가 된 상황에서 앞으로 검찰총장이 될 가능성은 사라졌고 결국 남아 있을 유인 자체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금전적인 문제도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검사장 이하급 검사는 근무를 오래 하면 퇴직금이라도 늘어 날 수 있는데 고검장은 차관급으로 분류돼 퇴직금이 없어 굳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이 후보자가 “조직을 위해 남아 있어달라” 요청했음에도 앞으로 고검장급 검찰 간부 추가 사표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취재후 Talk] 7기수 낮아진 검찰총장 후보…조직 안정이냐? 尹 사단 전진배치냐?
지난 18일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이원석 동기·선배 일선 검사장 19명…“수사 동력 떨어질 수도”

고검장급 간부만 문제가 아닙니다. 일선에서 수사 지휘를 하고 있는 검사장들도 이 후보자 보다 선배가 많습니다. 이 후보자 선배인 26기 검사장은 5명, 동기인 27기는 3명이 재직하고 있습니다.

이들도 이 후보자가 이번에 총장이 되면 ‘향후 검찰총장이 될 가능성’은 적어집니다. 결국 승진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서 일선 수사 지휘를 ‘열심히’ 할 가장 강력한 유인이 줄어든 겁니다.

한 수도권 부장검사는 “이 후보자 선배들이 맡고 있는 검찰청들에 전 정권을 향한 주요 권력 수사가 다수 포진해있는데 앞으로 날카로운 수사 지휘를 할지 걱정이 된다. 권력 수사는 정권이 바뀌거나 하면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아서 선배 검사장들에게 선의만 가지고 앞으로 날카로운 수사 지휘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취재후 Talk] 7기수 낮아진 검찰총장 후보…조직 안정이냐? 尹 사단 전진배치냐?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지명 발표


▲7기수 낮아진 ‘파격’ 이원석…“조직 안정보다 개혁 이뤄야”

검찰 내부에서는 “VIP는 취임 당일부터 한동훈을 법무부 장관, 이원석을 검찰총장으로 마음속에서 내정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 대검찰청 부장검사는 “윤 대통령이 총장 시절부터 두 사람을 가장 믿었고 실력 역시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결국 검찰 조직을 ‘젊게’ 개혁하는데 이 후보자가 가장 적임자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 전직 검찰 간부는 앞으로 이 후보자가 선배들 사표를 막으며 조직 안정을 꾀하기 보다 차라리 후배 기수들을 적극 요직에 추천하는 ‘개혁’을 택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어차피 엎어진 주사위. 소위 말하는 ‘윤석열 사단’ 간부들을 일선 검사장들에 적극 배치한 뒤 수사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낫지 않냐는 의견입니다. 이 후보자가 향후 검찰 조직 ‘개혁’을 이뤄내 국민들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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