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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스쿨존 교통사고…끊이지 않는 이유?

등록 2022.12.06 21:39

수정 2022.12.06 22:40

[앵커]
며칠 전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나오던 초등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스쿨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됐는데 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끊이지 않는지 처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사고가 난 곳은 어떤 곳이었습니까?

[기자]
네, 초등학교 후문 근처였는데요. 모퉁이인 데다 경사도 가파른 골목이었습니다. 평소 차가 많이 다니는데, 인도도 횡단보도도 없어서 추모 공간이 이렇게 도로 한편에 마련됐습니다. 어린이 보호 구역인 걸 알리는 안내판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앵커]
보기에도 위험해보이는데, 왜 개선이 안 된 겁니까?

[기자]
학부모들이 인도를 만들거나 일방통행 구역으로 지정해달라고 해당구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했다고 합니다. 그때마다 구청 측은 주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어렵다고 해왔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주민 설문조사 결과에 의해서 저희는 이제 방향을 잡아서 판단을 한 거고 그 이후에 추가적으로 그거에 반해서 그러니까 추가적으로 더 생각해서 이제 따로 진행을 하거나 추진을 한 건 없었던 걸로…."

[앵커]
그렇다고 그냥 방치한 것도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다른 안전장치라도 있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 점이 아쉽습니다. 스쿨존 사고를 예방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특히 차도와 인도를 분리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경계벽만 설치해도 직접적인 충격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또 횡단보도 앞에 선 어린이가 눈에 잘 띄도록 일부 지자체에선 이런 옐로카펫을 만들어 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곳은 이런 장치를 둘 보행로조차 없었던 겁니다.

[앵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다보면 핑게없는 무덤 없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방법이 없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이러헤 도로가 좁고 가파르면, 과속방지턱 같은 시설물을 여러개 만들어서라도 큰 사고를 막으려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 뭐가 우선인지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박무혁 / 도로교통공단 교수
"주민들의 편의가 우선이냐 어린이들의 보행 안전이 우선이냐 이거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이 어린이들 보행 안전이 우선이거든요. 아무리 사업 인력이나 사업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지자체의 장이나 교통안전의 주체들이 조금만 더 의지를 갖는다면…."

[앵커]
이른바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다 돼가는데, 그동안 스쿨존 사고는 좀 줄었습니까?

[기자]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사이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를 봤더니 안타깝게도 민식이법 시행 전이나 후나 크게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어린이 수는 최근 들어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날 때마다 대책을 덧붙이거나 처벌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 근본적인 예방책을 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철저하게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대책을 내지 않으면 이 문제는 해결이 안 될 겁니다.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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