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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자의 동분서주] 법조계의 깔때기 이론…"모든 대화는 000으로 끝난다"

등록 2023.01.09 09:54

수정 2023.01.09 10:50

[안기자의 동분서주] 법조계의 깔때기 이론…'모든 대화는 000으로 끝난다'

신년사하고 있는 이원석 검찰총장. /연합뉴스

남자들끼리 대화를 하다보면 결국 ‘00 얘기’로 끝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다. 이른바 깔때기 이론이다. 요즘 서초동 법조계에서도 모든 대화를 수렴시키는 깔때기가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모 신문의 신년 인사에서 무법자를 언급했다. 이 총장은 “무법자는 법을 무시하여 거칠고 험한 짓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며 “요새는 잘 쓰이지 않는 단어”라고 설명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같은 서부영화 전성시대에 자주 쓰였던 말이라고 했다. 해묵은 서부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단어를 굳이 신년인사에 쓴 이유는 무엇일까?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총장이 언급한 무법자는 바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는 말이 나온다.

이 총장은 신년사에서 "진실은 스스로 드러나는 힘이 있고 그 힘은 지극히 강해서 아무리 덮으려고 해도,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반드시 모습을 드러내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이 언급한 진실 역시 ‘대장동의 진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진실’ ‘백현동 특혜 개발의 진실’로 해석하는 법조인들이 많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신년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 장관은 “조직폭력배들이 백주 대낮에 활보하고, 정치인 뒷배로 기업인 행세를 하면서 국민을 괴롭히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언론은 검찰이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KH그룹 배 모 회장에 대한 수사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쌍방울과 KH그룹은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고, 이들 업체들조차 결국 검찰이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자신들을 대대적으로 수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이 총장이나 한 장관의 발언 진의는 중요하지 않다. 법조계의 풍향계는 흔들림없이 이재명 대표를 향하고 있다.

‘이재명 수사’가 법조계의 모든 이슈를 덮어 버리다보니 검찰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검찰이 하고 있는 일 중에 의미있는 것들이 많은데, 주목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원석 총장은 취임과 동시에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스토킹범죄 대응협의회 ▲전세사기 수사 전담 부서 설치를 지시했다. 모두 정치와는 거리가 먼 민생과 밀접해 있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이런 이슈들이 모두 이재명 수사에 묻혀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성남FC후원금 의혹,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각종 의혹으로 야당의 수장이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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