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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1조 넘어선 '키덜트' 시장…사기 피해 속출

등록 2023.01.16 21:32

수정 2023.01.16 22:03

"500만원대 장난감? 없어서 못 팔아요"

[앵커]
국내 장난감 시장 규모가 1조 원을 훌쩍 넘겼고, 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건, 아이들이 아닌 어른이란 것 알고 계셨을까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을 겨냥한 장난감도 속속 출시되는데, 몇백만 원 짜리가 없어서 못 살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웃돈 거래는 기본에 사기도 벌어진다고 해서 박한솔 기자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개장을 앞둔 매장 앞에 긴 줄이 생겨났습니다.

장난감 구매 희망자
"(몇 시에 나오셨어요?)"
"한 6시?"
"저 같은 경우에는 새벽 4시"

일본 만화영화에 등장하는 로봇 피규어를 사려는 건데, 원하는 사람은 많고 수량은 한정돼 대기표까지 뽑아 구매하는 경쟁이 벌어집니다.

매장 직원
"화요일에 아침에 줄 서신 건 350명 정도였고요. 계속 꾸준히 오셔서 키오스크 예약은 600명대까지…"

최근 몇 년 새 성인 사이에 각종 캐릭터를 본 떠 만든 피규어가 인기입니다.

영화나 만화 등장인물부터 실존 인물까지... 비싼 것은 가격이 수백만 원에 달하지만, 구매력이 있는 성인 장난감 애호가 '키덜트'가 많이 찾으면서 구입 경쟁이 치열합니다.

단종됐거나 한정판인 제품은 출시되자 마자 가격이 올라 중고시장에서 두세 배 가격에 거래되기 일쑤입니다.

김태환 / 키덜트제품 판매업자
"파는 사람은 없어, 사는 사람은 많아. 그러니까 가격이 올라가는… "

재테크 차원에서 싸게 사 값이 뛰면 재판매하는 '리셀족'까지 가세하며 인기 제품 품귀 현상이 가속합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판매자
“XXX는 사실 500만원에 거의 확정이고요. 그분 같은 경우는 와이프 몰래…”

이렇다 보니,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유명 피규어 모조품 61억원 어치를 들여오던 업체가 적발되고, 수십만 원짜리 피규어를 해외 공동구매하자며 81명으로부터 8000여만 원을 가로챈 남성이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예약판매를 이유로 장기간 배송을 미루거나 환불 요구시 수수료를 물리는 등 키덜트 제품 관련 소비자 피해도 늘어, 지난해 서울시가 집계한 피해액만 1억4천만원을 넘어섰습니다.

A씨 / 피규어 수입업체 관계자
"물건이 출시하고 1년, 2년 돼야 나와요 보통…취소할 때 수수료를 부담한다 그런 게 다 다른 분도 그렇게 하시더라고요"

인기 피규어는 대부분 대체제가 없다 보니, 제조사가 한정판 마케팅을 하면 가격이 널 뛸 수밖에 없는 상황. 일부 업체 비뚤어진 상술과 시세차익을 노린 재판매족 기승에 피규어 애호가들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박한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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