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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빈 상자 받고 '좋아요'…온라인 '불법 후기' 대행 기승

등록 2023.01.24 21:35

수정 2023.01.24 21:57

[앵커]
인터넷으로 물건 살 때 후기 많이들 참고하시죠. 가짜 후기도 많다보니, 진짜 물건을 사고, 후기를 쓰는 건지, '실거래 인증'이 이뤄지기도 하는데요. 후기 작성을 전문으로 하는 업소는 물건 없이 빈 상자만 택배로, 보내주는 방식으로 거래를 한 뒤 후기를 쓰게 하는 등 갖은 꼼수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전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진 몇 장과 제품 설명을 읽고 물건이나 음식을 골라야 하는 온라인 쇼핑.

장라희 / 서울 양천구
"리뷰(후기) 없는 건 잘 안 보는 것 같고, 리뷰가 좋아야지 구매를 하게 되는…."

후기 갯수와 내용에 따라 판매고까지 좌우되다 보니 허위 후기 전문업소까지 성업 중입니다.

한 업체를 통해 과일즙 제품 후기 작성을 시도해봤습니다.

인터넷으로 과일즙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텅 비어 있는데요, 제 과일즙, 어디로 갔을까요?

업체가 후기를 써달라며 택배 상자를 보냈는데, 내용물이 없습니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이 허위 후기를 방지하려고 실거래 인증을 요구하자 위장 거래를 한 겁니다.

A 후기 대행업체 관계자
"제품은 보내지 않더라도 배송이 정말 이뤄져야 돼요."

업체는 후기 작성자에게 빈 상자를 보내 거래 영수증과 구매 기록을 남기고, 작성자는 상품을 받은 것처럼 거짓 후기를 남기고 수수료를 받는 겁니다.

일부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가 가맹점 고객 영수증만 모아 후기 작성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프랜차이즈 점주
"영수증을 모아두면 (본사에서) 수거를 해 간단 말이에요. 알아서 이제 영수증을 (근거로) 리뷰를 해주더라고요."

업체들이 이렇게 후기에 신경쓰는 건, 온라인 쇼핑객 97%가 후기를 참고할 정도로 구매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엔 후기 관리 업체가 수백 곳에 달하고, 일부는 경쟁사에 악성 후기까지 올려줍니다.

B 후기 대행업체 관계자
“(악성) 리뷰를 아예 작성해서 주시면 저희가 그대로 걸어드릴 수 있거든요."

후기 조작은 조직적이고 공공연히 이뤄지지만 단속과 처벌은 소극적인 상황입니다.

지난해 공정위가 후기 3700여건을 조작한 한 판매업자를 적발해 1억4000만원 과징금을 부과했는데, 정작 이를 대행한 광고업체는 시정 명령에 그쳤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아무래도 광고주에 대한 책임성이 더 높기 때문에 좀 차등이 있지 않았을까….”

당국이 고삐를 푼 사이, 거짓 후기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전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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