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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자의 동분서주] 공인중개사 '눈물의 부업'…붕어빵 장사에 대리운전 투잡까지

등록 2023.01.27 14:22

수정 2023.01.27 14:53

[안기자의 동분서주] 공인중개사 '눈물의 부업'…붕어빵 장사에 대리운전 투잡까지

사무실 일부를 붕어빵 노점에 내준 공인중개사 사무실

인구 약 10만 명이 몰려 있는 하남 미사강변 신도시. 5호선 미사역 반경 500미터 이내에는 한집 걸러 공인 중개사가 사무실이 있을 정도로 몰려 있다.

그런데 일부 공인 중개사 사무실에는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공간을 활용해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곳이 생겨난 것이다.

한때는 붕어빵 노점이 사라지면서 맘카페를 중심으로 붕어빵 노점과 가까운 아파트 단지라는 ‘붕세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최근 들어 직장을 찾지 못한 MZ세대나 영업난을 겪고 있는 공인중개사들이 초기 자금이 별로 들지 않은 붕어빵 장사에 나서고 있다.

형태도 다양하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은 가족이 저녁에만 붕어빵 장사를 하면서 부수입을 창출하고 있고, 다른 사무실은 아예 사무실을 반으로 줄이고 절반을 다시 세를 주고 전대 방식을 취하는 곳도 있다. 임차인은 “세를 준 부동산도 일부 임대료를 받을 수 있어서 서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곳은 공인 중개사가 직접 가게 안 가게(shop in shop) 개념으로 붕어빵을 팔고 있다. 이 공인중개사는 “사무실 월세가 200만 원 정도인데 워낙 거래가 없다보니 시장조사까지 하고 붕어빵을 팔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투잡을 뛰는 공인 중개사도 있다. 지난해 말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워낙 일이 없어서 부업으로 대리운전을 뛴다고 털어놨다. 매매는 물론이고, 전세나 월세도 계약갱신권이 생기면서 세입자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계약 갱신을 하는 경향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급등과 이례적인 금리 인상 랠리. 그 사이에서 공인중개사들은 눈물의 부업으로 부동한 혹한기를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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