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따져보니] 각국 중앙은행, 긴급 처방 나선 이유는?

등록 2023.03.20 21:21

수정 2023.03.20 21:25

[앵커]
금융 불안의 불씨가 보일 때마다 각국 정부가 과도하리만큼 신속하게 물을 뿌려대고 있습니다. 방치할 경우 큰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다는 뜻이기도 할 겁니다. 너무 큰 걱정 할 필요 없다는 말도 많은데,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하루 걸러 하루 새로운 불씨가 등장하는군요.

[기자]
네, 불과 열흘 사이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지난 10일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을 시작으로, 몇몇 은행들에 잇따라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미 재무부와 연준, 대형은행들이 나서서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진행 중입니다. 유럽에서는 크레디트스위스 주가가 폭락하면서 위기가 터졌습니다. 스위스중앙은행이 70조 원을 투입했지만 결국 UBS에 매각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월요일 금융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말 사이 긴박하게 진행됐습니다.

[앵커]
전 세계 중앙은행 6곳이 통화 스와프로 공동 대응에 나선 것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고요.

[기자]
네, 크레디트스위스 매각 직후에 나온 발표인데요, 예를 들어 2008년 리먼 사태 때처럼 달러를 구하기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 협정을 맺은 6개 중앙은행들끼리 정해진 환율로 통화를 교환해두는데, 그 주기를 일주일에서 하루로, 한시적으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 달러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앵커]
언제 어디서 뭐가 터질지 모르겠으니, 대비를 하자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외신들도 그렇게 분석했는데요.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유럽 양쪽의 금융시스템 혼란에 중앙은행들이 얼마나 깊이 우려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중앙은행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건 보통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시장이 붕괴됐을 때 같이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라고 했습니다. 그 정도로 지금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도 더 큰 위기가 올 가능성에 대비를 하는 게 좋겠군요?

[기자]
네, 지금은 코로나 때 각국이 돈을 풀어서 생긴 거품이 꺼지는 중입니다.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 부동산 시장 순인데 채권에 투자한 은행들이 먼저 타격을 입었습니다. 금융권이 이렇게 어려워지면 가계나 기업이 돈을 빌리기가 힘들어지고 투자심리와 소비심리가 위축됩니다. 지금은 침체에 빠져도 물가 때문에 돈을 풀 수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중앙은행들이 전례없이 과감한 조치들을 내놓는 겁니다.

김영익 /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아직도 충분히 해결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거든요. 중요한 것은 이제 실물 경제가 침체에 빠지냐 아니냐 그러는데 실물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요, 소비 투자가 위축되면서. 그렇게 되면은 다시 금융이 한 번 더 충격을 줄 수가 있죠."

[앵커]
이번주에 미 연준의 기준금리 발표가 있는데 금리를 얼마나 더 올릴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은행권 부실이 터지면서 한 때 동결 전망까지 나왔지만 지금은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하지만 이번이 끝일지 다음번에 또 올릴지는 물가가 아닌, 금융 안정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권아민 / NH투자증권 연구원
"경기와 금융시스템은 좀 달리 보아야 된다 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여전히 고용이나 물가 지표를 고려하면 연준은 3월 FOMC에서 25bp의 금리 인상 정도는 단행할 수 있을 거다…."

[앵커]
미국의 은행이 파산한 것도 167년 역사의 스위스 투자은행이 한 순간에 무너진 것도 예사로운 상황은 아닌 것 같군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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