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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의 한마디] 법카 제보자의 용기

등록 2023.10.18 19:21

수정 2023.10.18 19:39

리처드 닉슨|前 미국 대통령 (1973년 워터게이트 해명 기자회견)
사람들은 대통령인 제가 사기꾼인지 아닌지 알아야 합니다. 물론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앵커]
1973년 벌어진 도청 스캔들, '워터게이트' 사건 때 닉슨 대통령은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이후 수사를 통해 정권 차원의 개입이 드러났고, 결국 닉슨은 탄핵 직전에 하야했죠.

이 사건은 내부고발자가 워싱턴포스트의 초년 기자 밥 우드워드에게 제보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는데, 제보자의 정체는 32년이 지난 2005년, FBI 부국장이었던 마크 펠트가 스스로 제보자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알려졌습니다.

A씨로 2년간 신분을 감춰왔던 조명현씨가 경기도 법카사건의 제보자라는 사실을 오늘 스스로 공개했습니다.

조명현|'법카 유용 의혹' 제보자 (오늘)
저는 공익제보자 A 씨란 가명으로 그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그의 부인 김혜경 씨의 치졸한 세금횡령 범죄 및 공무원 사적 유용 등을 제보하고 신고했던 조명현이라고 합니다.

[앵커]
조씨는 처음으로 수많은 카메라와 마이크 앞에 서면서 깊은 숨을 내쉬었는데, 지난 대선 전부터 그가 견뎌야 했던 시간의 무게가 느껴졌습니다.

그는 공무원을 그만두고는 야간택배일까지 했고, 여러 압박으로 삶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고 합니다.

조 씨는 당초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행동과 보고 들은 일들을 공개 진술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결국 나서지 못하게 됐습니다.

당초 민주당은 증인채택에 합의했지만, 조 씨가 법카 제보자라는 걸 나중에 알고는 거대의석을 동원해 막아선 거죠.

어제 경기도 국감에서 김동연 지사가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는데도, 민주당은 많은 국민을 분노하게 한 이 의혹의 진실을 밝히는 걸 막아섰습니다.

심지어는 크게 문제될 일이 아니라는 뻔뻔함까지 보였습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늘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김혜경씨 법인카드 불법 사용) 설사 일부 그런 내용이 나온다 할지라도 어느 정도의 경중이 있지 않겠냐.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법인카드 부정사용의 당사자가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었어도, 민주당은 저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증언까지 막아선 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이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론 기대하지도 않지만, 적어도 진실을 밝히려는 용기마저 꺾으려는 시도는 더 이상 하지 않길 바랍니다.

오늘 앵커의 한마디는 '법카 제보자의 용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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