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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의 한마디] 푸른 눈의 혁신

등록 2023.10.23 19:24

수정 2023.10.23 19:34

[앵커]
개화기인 1898년 목포 유달산이 바라다보이는 양동의 공동묘지 끝자락에 작은 교회당이 세워졌습니다. 조선에 파견된 미국인 선교사 유진 벨이 선교 활동을 시작한 곳이죠. 벨 선교사는 호남 선교에 전력을 다하다 부인을 잃는 슬픔까지 겪었지만 헐벗고 굶주린 조선인들에 대한 사랑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 벨 선교사의 딸 샬럿이 오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인요한 교수의 할머닙니다. 인 교수의 할아버지, 윌리엄 린튼 선교사는 3.1 운동을 세계에 알리다 일제에 의해 추방당했고, 인 교수의 아버지 휴 린튼은 6.25 때 미 해군으로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해 한국의 자유를 지키는 공도 세웠습니다.

린튼가(家)의 첫글자 린을 성으로 따 인요한이란 이름으로 귀화한 그는 줄곧 전남 순천에서 자랐습니다. 5.18 때는 광주에서 시민군의 통역을 맡아 당시 상황을 외신기자들에게 알리는 역할도 했습니다.

[인요한|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지난 5월)]
가슴이 그냥 찢어질 만한 장면을 목격했는데 처박혀있는 버스 옆에 '뭉쳐라 전남 우리밖에 없다'
그때 그게 지금도 굉장히 마음 아픈 이야기예요.

우리 근현대사에서 4대가 한국에 봉사한 선교사 집안은 연세대를 세운 언더우드가(家)와 한남대를 세운 린튼가 두 집안뿐이라고 하죠.

인요한 교수가 오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됐습니다. 대다수 명망가들이 고사했지만, 인 교수는 고민 끝에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들었습니다.

[인요한|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오늘)]
듣고 변화하고 희생할 각오가 돼 있어야 됩니다.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된다' 많이 바뀌어야 될 것 같아요.

그는 취임 일성으로 부인과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국민의힘에 꼭 필요한 말이죠. 특히 사람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게 통합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무엇보다 어떻게 하면 미래세대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줄 건가 그곳에 혁신의 중심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말은 그의 아버지, 그리고 그의 할아버지가 대한민국에 발전에 기여했던 정신과 맥이 닿아있을 겁니다. 판만 벌어지면 내가 독차지하겠다고 싸움판을 벌이는 정당, 푸른 눈의 인요한 교수가 탐욕에 젖어 있는 국민의힘을 얼마나 희생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당으로 탈바꿈 시키느냐가 내년 총선의 성패를 결정짓게 됐습니다.

오늘 앵커의 한마디는 '푸른 눈의 혁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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