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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의 한마디] 가짜뉴스를 엄벌해야 하는 이유

등록 2023.10.25 19:51

수정 2023.10.25 20:27

[앵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청담동에 있는 고급스러운 바였고 그랜드 피아노가 있고 첼로가 연주됐습니다. 기억나십니까?"

1년 넘게 정치판을 달궜던 가짜뉴스의 서막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이틀 뒤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며 조사를 위한 TF까지 만들자고 했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이 첼로 반주로 '동백아가씨'를 부르고 한동훈 장관이 윤도현 씨의 노래를 불렀다는 정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 신빙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해 10월)
"반드시 TF를 구성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청담동 술자리 특검'까지 주장했는데, 이 정도면 정권을 흔들려고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이 모든 게 첼리스트의 거짓말에서 비롯된 가짜뉴스라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34%나 된다는 여론조사를 보면, 가짜뉴스의 폐해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죠.

김 의원의 거짓말은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주한 EU대사의 말을 멋대로 지어냈다가 망신을 샀고, 한동훈 장관이 이재정 의원을 쫓아가 악수를 청했다는 거짓말도 금방 들통이 났습니다. 피해자인 한 장관은 김 의원에게 "거짓말을 끊을 수 없다면 줄이기라도 하라"고 충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 가짜뉴스를 만들어낸 김의겸 의원을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면책특권 때문에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우리나라 정치판 처럼 거짓말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많지 않을 겁니다. 흑인인 벤 카슨은 2016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트럼프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가 올랐지만, 학창시절 장학금을 제안받았다는 사소한 거짓말 한마디로 레이스에서 낙마했습니다.

사회 지도층이 황당한 거짓말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정치적 이익까지 챙긴 뒤에도 죄책감 없이 고개를 들고 다니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슨 논리로 아이들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칠 수 있을까요? 명백한 허위사실을 퍼뜨리고도 지금까지 반성 한마디 안하는 건 국민의 마음을 마음대로 훔쳐도 되는 야바위 판쯤으로 여기는 게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앵커의 한마디는 '가짜뉴스를 엄벌해야 하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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