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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갑작스런 '거래절벽'…서울 아파트에 무슨 일이?

등록 2023.10.29 19:19

수정 2023.10.29 19:23

[앵커]
올해 중순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면서 '상승세 시작이다' '반짝 반등이다' 해석이 분분했는데,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가 급감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제부 백대우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백 기자, 매매 거래 건수가 얼마나 줄어든 겁니까?

[기자]
올해 초 정부가 각종 규제를 해제한 이후 4월부터 지난 달까지 6개월 동안은 매월 3000건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는데요. 이번 달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는 총 87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부동산 거래 신고 기간이 다음 달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총 2000건을 넘기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수치만 봐서는, 한파가 부는 듯한데 실제 현장 분위기도 그렇습니까?

[기자]
현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매수 문의 자체도 크게 감소했고, 문의를 하더라도 매수자와 매도자 간 호가 격차가 크다고 합니다. 격차가 크지 않아야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데 그런 상황 자체가 아니라는 겁니다. 공인중개사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동진 / 송파구 공인중개사
"추석 연휴 이후로는 방문이나 문의 전화 자체도 크게 줄었고요. 가격을 낮춘 급매물 조차도 너무 비싸다며 더 이상 묻질 않으시더라고요."

[앵커]
9월까지만 해도 이렇게 매매 건수가 바닥은 아니었는데, 왜 상황이 갑자기 변한 겁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우선 금리 인상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올해 5월만 해도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3%대였는데요. 이달 들어 변동금리 상단이 7%대에 진입했습니다. 대출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아진 것이죠.

[앵커]
이자를 내더라도 그만큼 집값이 오를 거란 기대감이 있으면 감수할텐데, 집값 상승 기대보다 금리 부담이 더 커진 걸까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것도 거래절벽에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10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2로 나타났습니다. 일주일 전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대출이 어려워진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정부는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 신호가 점차 커지자 대출 관련 기조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6억 원에서 9억 원 사이 아파트를 구입할 때 활용할 수 있었던 이른바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단했고요. 50년 만기 대출도 축소하도록 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다음 달에는 거래량이 더 줄어들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관망세와 그에 따른 거래절벽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함영진 / 직방 빅데이터랩장
"거래 숨고르기라든지 가격의 상승 둔화 움직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요. 또 이제 조금 있으면 겨울에 계절적 비수기도 다가오기 때문에 거래량은 좀 낮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네, 그런데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금리와 대출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다른 변수는 뭐가 있을까요?

[기자]
매매 가격 상승세는 꺾인 분위기지만 매매가의 선행지수로 불리는 전세가격은 오름세로 전환된 점을 눈여겨 봐야 하고요.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서 실거주 의무제 폐지와 함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관련 개정안까지 내놓는다면 거래가 다시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시장을 더 얼어붙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앵커]
백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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