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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의 한마디] 오색두부탕은 왜 먹었을까

등록 2023.11.01 19:26

수정 2023.11.01 19:40

[앵커]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서는 대통령의 야당관이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국회의장에 대한 90도 인사가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것으로 오해받았을 정도로 윤 대통령의 야당 예우는 각별했습니다.

국회도 화합을 상징하는 오색두부탕으로 화답했죠.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지난 1년반동안 얼어붙어 있던 정치권을 녹여낼 수 있는 계기는 마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일부 친명계 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은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악수를 청하는 윤 대통령에게 마지못해 앉아서 손을 내민 건 그나마 양반이었죠.

이재명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의 눈을 피했고, 문정복 의원은 등까지 돌렸죠. 심지어 김용민 의원은 대통령 면전에 대고 "그만 두라고 했다"고 자랑까지 했습니다.

[김용민ㅣ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늘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갑자기 뒤에서 저한테 제 이름을 부르면서  '김용민 의원 오랜만입니다' 그러면서 악수를 청해서 자연스럽게 '그만하시죠, 그만두시죠' 살짝 웃더라고요. 그냥. '어이없다'라는 표정인 것 같기도 했고.

[앵커]
2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를 찾았을 때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일어나 박수를 치며 인사했습니다. 조국 사태를 비롯해 부동산 실정까지 겹치면서 문 대통령은 현 여권 지지자들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었지만, 국가원수를 예우하는 국회의 품격은 그렇게 지켜졌습니다.

지금 민주당이 특히 윤 대통령을 모욕했던 강성파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를 떠올려 보면 과연 그들이 국회를 찾은 국가원수에게 손가락질까지 할 자격이 있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그들의 행동을 말리지 않았고, 나중에 꾸짖지도 않았는데, 그래서인지 겉으로는 통합과 대화를 말하면서 뒤로는 암수를 쓴다는 의심을 여권에서 사고 있습니다.

이원욱 의원은 "대통령이 들어오실 때 박수를 쳐줬으면 민주당이 진짜 변했다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습니다.

대통령을 향해서는 소통하고 달라지라고 주문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숨막히는 교조주의에 갇혀가는 거대야당을 보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오늘 앵커의 한마디는 '오색두부탕은 왜 먹었을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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