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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의 한마디] 전가의 보도, 천공

등록 2023.11.02 19:32

수정 2023.11.02 19:37

[앵커]
영화 '관상'은 세조가 일으킨 반정에 관상쟁이의 굴곡진 삶이 얽혀진 작품입니다. 관상이나 풍수는 사람의 얼굴과 자연의 특징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학문으로 현대인의 삶 속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죠. 윤 대통령 부부의 관상을 봐줬다는 백재권 교수는 이재명 대표 부부가 관상을 보러왔던 이야기도 공개했습니다.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재명 대표 측의 요청으로 백 교수는 4시간 동안 상담했다고 했죠. 김혜경씨가 "내가 영부인이 될 상이냐"고 물었고, 백 교수는 "이 대표 관상이 더 좋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는 내용도 공개된 바 있습니다. 야당은 대통령 관저를 결정할 때 천공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는데, 실상은 관상과 풍수전문가인 백재권 교수가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혜경씨가 백 교수를 만나 영부인이 될 상이냐고 물었던 건 괜찮고, 관저 풍수를 살핀 건 무속이라고 한다면 그 역시 내로남불입니다. 지난 대선 때 천공과 윤석열 후보와의 관계가 알려진 뒤 민주당은 집요하게 현 정부를 무속 프레임으로 공격해 왔습니다.

이재명ㅣ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2월)
부채도사의 부채에 따라 여러분의 운명이 결정이 되길 바라십니까?

어제는 여당이 내놓은 '메가 서울' 구상도 천공의 작품이라고 주장했죠.

천공 역술인 (지난 8월)
수도 서울이 경기도하고 하나예요. 두 개가 아니라니까. 수도 서울이 되려고 하면 이게 통합이 되어야 해요.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 결정마다 매번 등장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설마했는데 또 천공입니까?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점검도 천공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두 가지 주장 모두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토론 때 손바닥에 왕자를 쓴 일이 드러난 이후 야당의 무속 프레임 공세에는 곧잘 힘이 붙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강성 지지층들은 천공 개입설을 사실처럼 믿고 퍼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 미래와 지자체 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메가 서울 구상을 무속 프레임으로 공격한다면 야당에게 무슨 득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건전한 토론과 합리적 대안 대신 황당한 정치 공세에 매달린다면 해당 지역 유권자들은 과연 야당에 박수를 보낼까요? 오늘 앵커의 한마디는 '전가의 보도, 천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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