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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마지막 앵커의 시선

등록 2023.12.29 21:50

수정 2023.12.29 21:55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본다…" 

유심초가 고쳐 부른 이 명시에서 별은 외로움과 그리움, 만남과 헤어짐의 상징입니다. 별은, 따르고 싶은 표상이기도 하지요.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춰주는 그런 사람…'

저도 그런 꿈을 안고 '앵커의 시선'을 시작한 지 6년 열 아흐레에 이르렀습니다. 돌아보니 별이 밤하늘을 그으며 떨어지는 순식간 같습니다만, 그 사이 천5백 열여섯 개의 '시선'이 세상을 향했습니다. 나라를 뒤흔든 격변의 순간들, 그때마다 요동치는 민심, 기쁘고 노엽고 슬프고 즐거운 우리네 사는 이야기까지…

그중에 유튜브 조회수만 따져 가장 많은 분이 눈을 맞춰주신 시선이 '윤석열이 왜 두려운가' 였습니다. 총선을 석권한 민주당이 윤석열 총장 몰아내기를 시작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핍박에 끝까지 앞장서던 추미애 장관 이야기도 넷째로 많은 조회를 기록했습니다. 정권과 집권당의 그 필사적 탄압 덕분에 검사 윤석열은 '별의 순간'을 잡았지요. 그리고 세계 정치사에 드문 일대 반전 드라마를 써냈습니다.

그 다음 조회수 2위가 '법무장관 한동훈'입니다. 법무장관에 지명된 그가 대통령의 팔다리가 아니라, 목에 걸린 생선 뼈처럼 강직한 신하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이었지요.

제목에 이름이 가장 많이 오른 이는 조국 전 장관 입니다. 정권이 스러지고 새 정권이 태어나는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 조국 사태 였으니까요. 하지만 여태 그를 향한 연민의 시선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른바 법학자라는 그가 저주에 가까운 악담과 선동을 그치지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아직도 세상 살 만하다'는 위안의 시선도 꾸준히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미담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정치부터 일상까지 세상이 그만큼 모질고 각박해진 것이겠지요. 그래도 따스한 사연을 찾을 때마다 보내주신 뜨거운 화답은, 그간 누린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얼마 전 공인회계사회가 이 '연탄' 이야기를 보고 연탄 10만 장을 기부한다고 했을때가 그랬지요. 그렇게 6년 세월을 지나 이윽고 마지막 날에 다다랐습니다.

"부처가 열반에 들며 말씀했듯 생명은 스러지고, 만나면 헤어지는 법이지요."

이제 다시 별을 우러릅니다. '믿음이 없으면 무엇이 이 어둠을 반짝이겠는가. 믿음은 별이라서, 작아도 모두 반짝인다.' 늘 지켜보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의 작은 믿음들이, 세상의 어둠을 밝히리라 믿으며 다시 뵐 날을 기다립니다.

2023년 12월 29일 '마지막 앵커의 시선'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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