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따져보니] 비행기 타기 전 몸무게 측정…왜?

등록 2024.01.22 21:40

수정 2024.01.22 21:43

[앵커]
일부 항공사가 비행기 탑승 전 승객들의 몸무게를 측정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입니다. 어떤 이유인지 꼭 필요한 건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최근 공항에서 승객들 몸무게를 재고 있다고요?

[기자]
네, 모든 승객은 아니고요. 오늘부터 31일까지 열흘 동안 김포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국제선을 이용하는 탑승객만 해당됩니다. 승객들은 탑승 전 게이트 앞에서 기내에 들고 타는 휴대용 수하물을 들고 무게를 측정해야 합니다.

[앵커]
보통은 수하물 무게를 측정해서 기준을 초과하면 요금을 매기잖아요?

[기자]
네, 그런데 이건 표준 측정 모델을 만들기 위해 재는 거라 초과 비용을 따로 부과하진 않습니다. 항공안전법에 따른 절차인데요. 항공사들은 최소 5년 주기 또는 필요할 때마다 승객표준 중량을 측정해 평균값을 내야 합니다.

[앵커]
그럼 다른 항공사들도 마찬가지입니까?

[기자]
네, 아시아나항공도 5년 만에 실시한 거고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과 9월에 측정했습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지난해 1월에 했는데요. 언제 측정할지는 개별 항공사가 결정합니다. 2017년 조사에서는 여름철 기준 성인 남성은 81㎏ 성인 여성은 69㎏이 표준이었습니다. 나라마다 다른데, 미국은 우리보다 조금 더 무겁습니다.

[앵커]
그래도 승객 입장에선 그다지 유쾌할 것 같지 않은데, 왜 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가장 큰 이유는 안전 운항 때문입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좌우로 방향을 틀 때 기체가 한 쪽으로 쏠릴 수 있는데요. 표준값을 바탕으로 균형을 맞춥니다. 예측을 크게 벗어나면 긴급 상황이 발생하는데요. 지난해 10월 일본의 한 항공사는 스모 선수들이 단체로 탑승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객기를 추가로 띄우기도 했습니다.

김성현 / 아시아나항공 홍보담당 차장
"항공기가 이착륙을 할 때 항공기의 무게 중심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손님을 배정할 때도 무작정 넣는 게 아니라 사전에 그런 걸 다 감안을 해서 좌석 배정도 하고요. 그리고 특히 화물의 위치라든지 그런 것도 다 계산을 해서 넣습니다."

[앵커]
안전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연비 절감도 중요합니다. 평소 필요한 연료보다 1% 정도 더 많이 주입하고 비행하는데 그 무게가 상당합니다. 정확한 총 무게를 알면 추가로 소모되는 연료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승객 무게를 잘못 계산한 바람에 연료를 1톤 더 실으면 연료 때문에 무게가 무거워져서 연료를 또 더 써야 돼요. 그러니까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연료 효율이 떨어지는 거죠. 정확하게 실으면 우리가 필요한 만큼 딱 실을 수 있잖아요."

[앵커]
그래도 싫다면 측정을 거부해도 됩니까?

[기자]
그 자리에서 숫자가 표시되지 않고 익명으로 수집돼 개인정보 보호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항공업계 설명입니다. 그래도 원치 않는다면 탑승 전 게이트 앞에서 직원에게 거부 의사를 표시하면 됩니다.

[앵커]
좀 찜찜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거부할 수 있다니까 당황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홍혜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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