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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건강보험 손 본다…실효성은?

등록 2024.02.05 21:43

수정 2024.02.05 21:49

[앵커]
정부는 앞으로 5년 간 '필수의료 살리기'에 초점을 두고 건강보험 제도를 운용하기로 했습니다. 건강보험료를 걷고 쓰는 방식부터 바꾸기로 했는데, 필수 진료는 충분히 보상해주고 과잉진료는 철저히 단속한다는 방침입니다. 적절한 해법인지 따져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건강보험 재정이 현재 어떻습니까?

[기자]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곧 바닥날 거라는 게 정부 주장입니다. 올해는 2조6000억 원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흑자 규모가 확 줄어들고 내후년부터는 적자로 돌아선다는 건데요. 문제는 속도입니다. 4년 뒤인 2028년에는 적자 규모가 1조6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재정이 확 나빠질 거라고 보는 주요 원인이 뭡니까?

[기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고령화입니다. 건강보험 전체 의료비 가운데 노인 의료비 비중은 2016년 38%대에서 2021년 43%로 올라가 4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의료비 지출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겁니다.

[앵커]
여기에 의료쇼핑도 한 몫 한 거고요?

[기자]
네, 2021년 한 해 동안 150번 넘게 진료를 받은 사람은 19만 명에 이릅니다. 주말과 공휴일을 빼면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병원을 찾은 건데요. 이들에게 투입된 건보 재정만 2조 원에 육박합니다. 전체 부담금의 7%에 해당하니까 무시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수가 체계도 바꾸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지금까지는 수술이나 진료 건수로 보상을 해줬는데, 화상이나 소아외과 같은 고난도 수술이나 위험도가 높은 중증 응급 분야는 더 높은 수가를 책정하기로 했습니다. 의료의 양보다는 질로 평가해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김종명 /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 (성남시의료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굉장히 큰 전환이에요. 우리나라 수가제도를 바꾸는 거는 의사들의 행동 양식을 바꾸는 게임의 룰을 바꾸는 거라고요. 의사가 어떻게 해야지 내가 나의 소득을 늘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바꾸는 거거든요."

[앵커]
다 좋은 얘기인데, 실현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취지와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급여, 비급여 진료를 동시에 하는 이른바 혼합 진료를 막겠다는 것도 당장 의료계 반발이 예상됩니다.

정형선 /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도수 치료라든지 이런 것에서 혼합진료를 금지하겠다라고 하는 것만 해도 제대로 시행이 되면 될 수가 있다면 상당히 효과가 있을 거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 두고 봐야죠. 제대로 해낼지, 아마 반대가 많아서 쉽지 않을 거예요."

또 이번 계획에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늘린다는 내용은 없어서 OECD 하위권인 건강보험 보장률이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꼭 필요한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텐데 밑그림을 그린대로 잘 채워지길 바랍니다. 홍혜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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