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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 일기] 에리카 발솜 '대양의 느낌'

등록 2024.03.08 18:04

수정 2024.03.08 18:10

[한 문장 일기] 에리카 발솜 '대양의 느낌'

/현실문화 제공

"바다를 방법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물속 깊은 곳에서 어떤 친밀감과 책임감, 결속이 생겨나는지 보기 위해 지배의 오만을 거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영화사 전반에 걸친 전 세계의 다양한 영화를 살펴보면서 바다라는 심오하게 신화화된 장소가 어떻게 관계성의 형태를 활성화하는지, 또 어떻게 개인을 넘어, 단일한 영토를 넘어, 자연과 문화 사이 이분법을 넘어서는 사고를 촉구하는지 논의한다."

지난 100년 동안 영화가 바다를 다뤄온 방식에 대해 탐구한 책. 그러나 영화 비평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책은 바다의 무한함과 경계 없음, 경이로움을 말하는 생태학 서적으로도, 바다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껴안은 문학책으로도 읽힌다. 저자의 날카로우면서 시적인 문장 역시 인상적이다. 다만 한 가지. 바다는 우리에게 '새로운 인식론'을 가르치기 위해 혹은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거기 있는 게 아니라는 것. 저자의 지적처럼 우리는 대상화와 낭만화 모두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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