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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2조 가까이 수익낼 때 개미 7000억 손실

등록 2021.01.18 17:59

수정 2021.01.18 20:56

"기울어진 운동장 맞더라" 연구 나와

외국인과 기관 위주의 공매도 투자 수익률이 개인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 투자 수익률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월 16일 공매도 재개 시한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는 물론 정치권 곳곳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공매도가 개인투자자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주장에 힘을 싣는 연구 결과다.

17일 한국재무관리학회가 발간한 '재무관리연구'는 전상경 한양대 경영대 교수와 임은아 박사의 논문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투자성과'를 실었다.

2016년 6월부터 3년 간 일별 공매도, 신용거래를 분석한 결과로, 거래량과 대금만으로 보면 신용거래가 공매도보다 규모가 컸다. 신용거래 금액은 547조 9270억 원으로, 공매도 거래 금액 309조 8132억원 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공매도와 신용거래의 투자 수익금을 분석했더니, 공매도 수익금은 1조7662억 원에 달했지만,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는 7265억원의 손실이 났다. 하루 평균으로 따질 경우 공매도 투자자는 24억 원 수익을 내고, 신용 거래 투자자는 10억 원 손실을 입은 셈이다.

주가 지수 흐름에 따라 기간을 횡보기(2016년 6∼12월), 상승기(2017년 1월∼2018년 1월), 하락기(2018년 2월∼2019년 6월)로 나눠 봤더니,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 하락기에 하루 평균 178억 차익을 실현했고, 신용거래 투자자는 같은 기간 하루 평균 94억 원 손실이 났다.

공매도의 투자 행태가 다른 투자자들의 투자에 영향을 줘 실제 매도세가 강해지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 상승기를 제외하고 모두 차익을 실현했지만, 신용거래 투자자는 주가 상승기에만 수익을 냈을 뿐 횡보기에도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상대적으로 비용 우위와 종목 선택의 폭, 그리고 정보력 등 여러 측면에서 공매도 거래자들이 개인투자자들에 비해 유리함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전상경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TV조선과의 통화에서 "공매도 제도가 시스템적으로 잘못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5년치를 분석하면 공매도 수익과 신용거래의 손실금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인에게 공매도를 허용한다고 해서 이만큼 수익이 나올 지는 알 수 없다."며 "금융위원회에서 추진하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 강화 등 제도를 손보는 것만으로 제도의 균형이 맞춰질 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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