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잇따른 '조현병 범죄' 막을 방법 없나

등록 2019.04.18 21:12

수정 2019.04.18 21:45

[앵커]
그런데 이번 사건 역시 전후 사정을 잘 살펴보면 사전에 막을 수 있었는데 라는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무엇보다 피의자가 이웃 주민들을 괴롭힌다는 신고가 여러차례 경찰에 접수 됐는데도, 우리 국가 시스템은 이런 끔찍한 범죄를 막지 못했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사랑하는 가족을 하루 아침에 잃은 슬픔...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유가족
"기자분들께서도 이런 일을 당해보지 않으셨기 때문에...이일을 당한 우리 가족 입장에서는..."

더욱 억장이 무너지는 건, 누구도 예상치 못한 날벼락 같은 일은 아니었단 겁니다.

유가족
"오랫동안 가해자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서 경찰서, 파출소에 수차례 신고하였습니다."

하지만 경찰도, 보건소도, 그 어떤 조치를 취하진 않았죠. 아니, 취할 수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 모릅니다. 정신질환자 중에는 자신이 병을 앓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병이 있는 걸 자신도 모르니, 치료도 받지 않죠.

또 진주 방화살해범인 안모씨 같이 과거 조현병 판정을 받았지만, 치료를 그만둔 환자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이들의 병세를 파악할 의무도 없고, 알아도 강제로 치료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자신의 의사에 반해가지고는 치료를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보니까, 결국은 치료도 안 받고, 이런 식의 범죄를 저지르게 된거죠."

치료명령제도가 있지만, 이는 이미 참극이 벌어진 뒤의 일일 뿐입니다. 지난 2016년엔 조현병을 앓고 있던 30대 남성이, 강남역에서 일면식도 없던 20대 여성을 무참히 살해했고, 지난해 12월엔 정신질환 환자가 정신과 의사를 병원에서 살해하는 등,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2017년 발생한 살인사건 858건 중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행은 72건, 또 2016년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중증 정신질환자 중 정신보건시설이나 재활기관에 등록한 사람은 약30%에 그쳤죠.

그러나 조현병은 치료가 가능한 정신질환일 뿐, '조현병 환자'가 곧 '잠재적 범죄자'라고 할 순 없습니다.

선우영경 / 인천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현병은 뇌의 병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잘 관리하면 증상이 잘 조절될 수 있는 질환."

오히려 조현병 환자를 미래의 범죄자라 낙인 찍는 순간, 환자들은 더욱 자신의 병을 숨겨 증세는 악화되고, 그만큼 또 범죄의 위험성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지죠.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을 감시 감독 대상으로만 볼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보고 먼저 품어 주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지역 공동체 베이스에서 이들을 케어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면...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

'치료는 인권 침해가 아니다'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정부와 지역공동체가 나설 때입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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