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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34년 전통 '유림낙지'마저…코로나로 상가 줄줄이 폐업

등록 2020.07.02 21:33

수정 2020.07.02 21:48

[앵커]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풀었지만, '반짝 효과'에 그친 건지 버티다 버티다 결국, 폐업을 선택하는 업소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30년 넘게 사랑을 받았던 음식점도 그 중 하나인데요, 현장추적 장혁수 기자가 상인들의 체감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 한가운데서 34년동안 영업해온 유림낙지 마지막 영업일. TV '맛집'으로 소개되고 유명인사도 많이 다녀갔습니다.

코로나19이후 손님이 크게 줄어 2층 영업을 접고, 12명 종업원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5개월째 매출 회복 기미가 안 보여 결국 식당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김옥성 / 유림낙지 지배인
"매출이 2/3가 줄어들었어요. 앞을 내다볼 수가 없어요. 앞을 내다 볼 수가 없는게 (코로나19) 종식이 안되잖아요."

쉴새 없이 돌리던 조리기구는 이웃 식당에 넘겨주고..

유림낙지 직원
(이거 원래 뭐하는 기곈가요?) "마늘 가는 기계… 필요한 집에 갖다주려고 팔 수도 없고 고철도 안되니까."

정든 손님들은 기념사진까지 찍으며 아쉬워합니다.

김옥성 / 유림낙지 지배인
"마지막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기억에 남기고 싶다고… 거의 20년 됐을거예요 이 분도."

이번엔 강남에서 3층 건물 통째 영업하던 대형 고깃집. 입구엔 자재들이 널려있고, 영업 종료 안내문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15일부로 영업 종료…."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활동이 줄면서 폐업하는 업소가 속출합니다. 

두 달 전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를 겪었던 이태원입니다. 상인들을 만나서 현재 상황은 어떤지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옷가게 주인은 매출 추락에 바닥이 안 보인다며 울상이고,

이태원 옷가게 주인
(운영은 잘 되는 편이세요?) "아예 없어요. (매출이) 제로 제로. IMF(금융위기) 때 돈 벌었어요 우리는."

장식품 가게는 대로변에 자리했는데도 지난달 매출은 25만원이 전부.

이태원 장식품 가게 주인
"6월 1일부터 (30일까지 얼마를 파신 거죠?) 25만 원 팔았네."

이런 상황은 상권을 막론하고 비슷합니다.

신촌 이대 일대를 둘러보니 옷집과 식당 등 곳곳이 문을 닫아 130미터 상가 거리에 폐업한 곳이 11곳에 달합니다.

인근 입주민
"여기 같은 경우에는 벌써 나가야 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안 나가는 거예요."

서울 중심상권 가운데 하나인 이태원 일대 상가 공실률은 1분기 약 29%에 달해 업소 세 곳 중 한 곳꼴로 문을 닫았습니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등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당장 개선 기미는 없는 상황.

조현택 /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
"임대료가 높고 분양가가 높고 매매가가 높다는 거랑 다르게 매출이 직격으로 타격을 입으니까 올 한 해는 상가시장이 침체기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 중소 상인 어려움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옥성 / 유림낙지 지배인
"저도 장사를 많이 했던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정말 이렇게까지 (위기가) 와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현장추적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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