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상복입고 교통사고 당한 척…유골함 깨졌다며 돈 뜯다 덜미

등록 2020.09.29 21:39

수정 2020.09.29 21:49

[앵커]
골목길을 지나가는 차에 일부러 부딪힌 뒤, 부모님 유골함이 깨졌다며 돈을 뜯어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검은 상복을 입고 펑펑 우는 모습에 운전자들은 그저 미안해 합의금을 내놨는데, 이 남성, 1년 가량 경상도 일대를 돌며 이 같은 일을 벌였습니다.

이민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 수영구의 주택가 골목 검은색 상복 차림의 남성이 맞은편에서 오는 자동차와 부딪히며 종이가방을 떨어트립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바닥에서 사기그릇 조각을 주워 담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부모님의 유골함이 깨졌다며 울먹이는 60대 남성 A씨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합의금을 건넸습니다.

피해자
"당장 가야 한다고, 15만 원 달라고 하더라고요. 유골함이라고 하니까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죠."

뺑소니로 신고당할 것을 걱정한 한 운전자가 사고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A씨의 범행은 꼬리가 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같은 수법으로 부산과 경주 등을 돌며 돈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직접 만든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자동차 고의사고로 인한 부상에 대비했습니다.

CCTV가 달리지 않은 주택가 골목을 범행 장소로 고르고 미리 연습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심재훈 / 부산남부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장
"그 전에 손목치기 수법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습니다. 그 이후에 이런 유골함을 사칭해서, 수법이 진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60대 남성 A씨를 상습 사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TV조선 이민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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