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품어 줘야" ↔ "개인적 사죄"…광주 시민 엇갈린 반응

등록 2023.03.31 21:04

수정 2023.03.31 21:06

[앵커]
전 씨의 광주 방문과 사죄행보는 한마디로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유족들의 마음도 복잡했을 겁니다. 일부 광주시민들은 마약 수사를 받고 있는 전 씨의 개인적인 사죄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의 많은 광주시민들은 전 씨의 용기를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이렇게 힘겹게 역사가 앞으로 또 한발짝 나아갔다는 겁니다.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박건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 시민들이 5·18민주묘지로 향하는 전우원 씨를 응원합니다.

할아버지인 전두환 전 대통령 대신 용기를 낸 전씨의 사죄에 5월의 한을 가진 광주 시민들은 마음을 열었습니다.

김자현 / 광주시 남구
"좋은 생각이라고, 우리가 받아줘야지. 그래야 우리가 서로 화합하는 거지."

5·18 유족과 피해자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허리를 굽히는 언행에 분노의 감정도 누그러졌습니다.

박용식 / 광주시 북구
"손자라도 또 와서 사과한다니까 그나마 다행이죠. 우리 마음적으로는 더 좋지."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전씨의 행보가 일회성에 불과하다며, 진정성을 의심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이후 43년이 흐른 마당에 손자의 사과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이승국 / 광주시 동구
"본인(전두환)이 해야 되지 않았을까/손자가 와서 (사과)하는 거는 그렇게 의미가 없지 않나…."

또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태에서 사과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김귀옥 / 광주시 북구
"우리 국민들이 볼 때는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 (사과)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들고…."

시민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전씨는 앞으로도 5·18의 아픔을 치유하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우원 /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제가 가서 더 큰 상처를 만들지 않고, 제가 도움이 된다면 어디든 가겠습니다."

전 씨는 오는 43주년 5·18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TV조선 박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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