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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16년간 독일 이끈 '엄마 리더십' 메르켈 자진퇴장

등록 2021.09.27 21:42

수정 2021.09.27 21:45

[앵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만 수십 개에 달하죠. 동독 출신에 첫 여성 총리로, 최연소로 시작해, 최장수로 마감하게 됐는데, '자발적으로 퇴임하는 첫 총리'라는 수식어도 하나 추가했습니다.

16년 동안 '엄마 리더십'을 보여준 앙겔라 메르켈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관저 대신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퇴근길에 동네마트에서 직접 장을 보는 총리.

주말에는 채소밭을 가꾸야 한다며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인사 전화를 미루는 독일 총리.

2005년 역대 총리 중 가장 어린 쉰 한살, 그것도 여성에, 동독 출신으로 총리가 된 메르켈은 어느덧 예순 일곱살이 됐습니다.

독일 청소년들은 '남자도 총리를 할 수 있냐'고 물을 정도로 16년동안 총리는 당연히 메르켈이었죠.

야당 후보들조차 메르켈의 손모양을 흉내낼 정도로 인기가 여전하지만,

랄프 볼만 / 기자
"이번 총선의 관건은 누가 메르켈을 가장 잘 모방하냐에 있습니다."

메르켈은 박수 칠때 떠나는 길을 택했습니다.

메르켈 (2018년 10월)
"이번 네 번째 총리직이 나의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취임 당시 11%에 이르던 실업률을 코로나 직전 3%까지 떨어뜨리며, 독일을 '유럽의 환자'에서 '유럽의 엔진'으로 탈바꿈시켰죠.

경제 위기가 닥칠때마다 "유로화가 실패하면 유럽도 실패한다"며 유럽의 리더역을 자임했습니다.

메르켈 (2012년 6월)
"유럽이 우리의 미래라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2013년에는 나치 수용소를 방문해 유대인 학살을 사죄했고,

메르켈 (2013년 8월)
"희생된 유대인들의 운명을 생각하니 깊은 슬픔과 수치심이 제 맘을 가득 채웁니다."

2015년에는 인류애를 앞세워 시리아 난민 100만 명을 수용하기도 했죠.

메르켈 (15년 8월)
"우리에게 온 모든 사람을 인류애와 존엄성을 가지고 대해야 합니다. 그것이 독일을 상징합니다."

역사속에서 노력한 총리로 기록되기를 바란다는 메르켈 총리, 위기는 뚝심으로 돌파하지만, 국내 정치에는 제1야당과 대연정을 구성하는 포용의 정치를 펼쳐, 무티, 엄마의 리더십이라는 평가를 얻었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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