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TV조선 특종] 최순실 빨간지갑의 비밀은

등록 2016.10.26 20:16

[앵커]
하누리 기자와 최순실씨 '비선실세' 의혹 영상과 함께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하 기자, 먼저 어제 보도한 영상, 그러니까 신사동 사무실에서 최씨가 제작한 의상을 박 대통령이 입었다는 증거를 좀 더 뒷받침할 이야기가 있을까요.

[기자]
네 어제 최씨가 원단부터 소품, 옷 등 제작 과정을 총괄하는 영상을 보셨죠. 지금 보시는 게 완성된 옷들입니다. 2014년 11월 9일 새벽 1시부터 불이 켜진 서울 신사동 '샘플실' 사무실인데요. 해도 안 떴는데 재단사들이 옷을 꺼내 매만지면서 바쁘게 준비를 합니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입은 중국 자수 옷과 인도 정상회담을 위한 노랑 정장 자켓, 그리고 이어진 호주에서의 G20에 대비한 푸른 자켓까지 걸려있습니다.

날이 밝고 오후가 되자 한 남성이 찾아옵니다. 이영선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입니다. 와서 둘러 보고, 옷을 넣은 포장을 휴지로 닦기까지 하고 정성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옷을 챙겨 가는데, 이 시간이 11월 9일 오후 2시쯤입니다. 박 대통령이 중국 정상회담을 위해 서울공항에서 출국한 게 오후 3시입니다. 이 행정관이 이 옷을 누구에게 전달했을지는 답이 바로 나오죠.

[앵커]
그런데 저렇게 많은 옷을 가져가는데, 돈을 지불하지 않네요?

[기자]
그게 문제입니다. 이렇게 옷을 모두 제작한 뒤 의상실 직원들은 며칠 간 쉬엄쉬엄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11월 14일, 최순실씨가 혼자 등장합니다. 재단사가 뭔가 건네주자, 자리에 앉아서 이 종이 뭉텅이를 계속 보죠. 볼펜으로 하나하나 체크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꼼꼼하게 보더니, 종이 끝단에 사인을 합니다. 지금까지 제작한 옷 영수증입니다. 그러더니... 본인의 빨간 지갑에서 오만원짜리를 한장, 두장, 세장, 네장... 꺼내서 탁자에 놓고 또 영수증을 보고... 몇장 더 꺼내서 다발을 재단사에게 줍니다. 그러더니 다시 10만원을 꺼내 툭 던집니다.

[앵커]
청와대 행정관들도 드나드는데, 굳이 민간인인 최씨가 돈을 내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없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또다른 영상 보시면, 옷값을 지불하고.. 2주 뒤 모습입니다. 디자인 시안 등을 보고 일을 마친 최씨가 역시 또 자신의 가방에서 돈을 꺼내서 흰 봉투를 두 개 꺼냅니다. 그리고 이름을 확인하더니 샘플실 직원 두명에게 나눠 줍니다. 마치 용돈을 주듯이 하는데 직원들은 꾸벅 인사를 하죠. 인건비 내지는 수고했다는 의미 같기도 하지만 박 대통령의 옷을 만드는 직원들에게 최씨가 직접 돈을 주는게 적절하진 않아 보입니다.

여기에 최씨가 자신의 수백만 원짜리 패딩 옷을 가져와서 재단사에서 수선을 요구하는 듯한 모습도 영상에 담겼습니다. 대통령 옷을 제작하기 위해 차려진 샘플실에서... 거리낌없이 자신의 옷 수선을 지시하는 모습도 이해가 쉽게 가진 않죠.

[앵커]
어제 봤던 영상에서는 최씨가 청와대 행정관들을 하대하듯 부리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특히 이영선씨가 마치 왕비를 대하듯, 휴대폰을 자신의 옷에 닦아서 주는 장면이 화제가 됐지요.

[기자]
네 윤전추씨만 해도 3급 행정관으로 아주 높은 자리에 속하는데... 최씨의 비서 같은 모습이었죠. 이런 모습을 좀 더 보여드리면.. 최순실씨가 이영선 행정관을 부르면 이 행정관이 경직된 모습으로 등장을 합니다. 그리고 최씨가 지갑에서 5만 원짜리를 꺼내서 이 행정관에게 툭 주죠. 이 행정관은 공손하게 받아서 나가고, 10분쯤 뒤에 박스를 들고 등장합니다. 주스와 과자를 사온 겁니다. 박스에서 주스를 꺼내서 가지런히 책상 위에 놓습니다. 그리고 열중쉬엇 자세로 잠시 있다가.. 입 모양을 저희가 분석해보니 최씨에게 '~습니다'라는 보고를 하고 내려갑니다. 최씨는 대꾸도 안 하죠.

[앵커]
다시 돈 이야기를 하면, 지금 최씨가 행정관에게 준 돈도 최씨 지갑에서 나왔어요.

[기자]
네...박 대통령 의상비로 보이는 돈도 바로 저 지갑에서 나왔는데 주스 사오는 돈도 지갑에서 씁니다. 영수증 처리를 하는 것인지, 개인 돈으로 쓰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청와대의 돈이 있었다면 공금.. 세금이죠. 이 돈과 자신의 돈을 한 데 넣어 구분하지 않고 쓴 셈입니다.

[앵커]
앞서 리포트에서도 다뤘는데 이 돈이 어디에서 나온 돈이든, 최씨가 이런 방식으로 지불한 건 불법에 해당할 여지가 있죠?

[기자]
네 지적해드린대로 청와대가 지불해야 할 대통령 옷 제작비를 최씨가 쥐고 있는 것, 그것도 자신의 가방과 지갑에 돈을 들고 다닌 것이라면 문제가 큽니다. 아무런 공식 직책이 없는 최씨가 청와대 예산을 썼다면, 감정적으로 본다면 이건 국민 세금이잖습니까. 저 돈을 최씨가 어떻게 관리하는지, 왜 관리하는 지 개인적으로 사용하진 않았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만약 저 돈이 최씨 돈이라면 이건 대통령에 대한 뇌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모두 검찰 수사 몫입니다.

[앵커]
그런데 저렇게 최씨가 만약 돈 관리까지 할 정도라면... 청와대에서도 알 것 아닙니까. 박 대통령과 친분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잖아요.

[기자]
네.. 이 영상을 보시면 아까 샘플실에 드나든 이영선 행정관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박 대통령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최씨와 관련있거나 연결고리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인물들입니다. '팔선녀'라는 비밀모임을 통해 국정 개입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죠. 국내에서 손꼽히는 여성 기업인들, 고위 공직자와 대기업 사주의 아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내 이모씨.. 그리고 최순실씨 8명인데, 이런 인맥으로 국정은 물론 재계까지 손을 뻗친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네, 하누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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