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뉴스9

승자의 저주?…금호그룹, 아시아나 팔면 60위밖 '추락'

등록 2019.04.15 21:05

수정 2019.04.15 22:12

[앵커]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금융당국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그룹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지선호 기자, 금호아시아나 그룹에서 아시아나 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상당히 여러 반응들이 있을 것 같은데 내부 분위기는 어떤 것 같습니까?

 

[리포트]
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되면서 회사는 뒤숭숭한 분위기 입니다.

지난해 '기내식 대란'과 올해초 '회계 감사 논란'을 겪으면서 어려워진 회사 입장에서는 긍정적 변화로 보는 분석도 나오지만 새 주인이 어디가 될지 몰라 불안해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늘 오전부터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박삼구 전 회장은 지난주에 낸 그룹 자구안이 채권단에 거부당하자, 오늘 오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직접 만나 아시아나항공 즉각 매각 의사를 전했습니다.

오전 11시에는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긴급 이사회를 열어 매각을 최종 결정했습니다. 그룹 측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고 밝혔습니다.

박삼구 전 회장은 금호고속, 금호산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는 구조인데, 금호산업이 가진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전량 매각하게 됩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보유한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계열사도 통매각하는 방식인 걸로 알려집니다.

[앵커]
아시아나 항공을 팔면 당장 급한 불은 끌수가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채권단은 긴급회의를 가진 뒤 조금 전 공식 입장을 냈는데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포함한 금호 측 자구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 방안도 함께 모색하겠다고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3조4000억 원으로 이 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이 1조3000억 원 입니다.

금호 측은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대신 5000억 원 안팎의 자금 지원을 요구했는데, 일단 청신호가 켜진 걸로 보입니다.

최종구 / 금융위원장
"저는 금호가 회사를 살리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봐서 긍정적이라고 봅니다."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면 재계 순위는 60위 밖으로 밀립니다.

대우건설,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한때 재계 7위까지 올랐던 금호그룹은 '승자의 저주' 사례로 거론된 끝에 이제 금호산업, 금호고속, 금호리조트만 남기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TV조선 지선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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