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미사일을 부르는 다양한 호칭

등록 2019.05.06 21:46

수정 2019.05.06 22:08

"미 본토 전역이 우리의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것이 뚜렷이 입증됐다고…"

2017년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자 워싱턴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자 상원 실력자 그레이엄 의원이 "트럼프가 내 얼굴에 대고 한 말" 이라며 이렇게 전했습니다.

"북한을 막을 전쟁이 있다면 저쪽 한반도에서 일어날 것"이며 "수천 명이 죽어도 한반도에서 죽을 것이고 미국 본토에서는 죽지 않을 것" 이라고…

그 해 겨울엔 중국 관영 언론이 "핵전쟁이 나면 북한의 1차 공격대상은 한국"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한반도에 핵전쟁이 나도 겨울 북서풍이 방사능을 막아주니까 중국인들은 안심하라"고 했지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엊그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확실히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협상의 끈을 자르고 싶지 않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이지만 이 말을 우리가 반길 일은 아닐 듯합니다. 북한 핵의 제1 표적이자 당사자는 한국이라는 냉엄한 진실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사정권에 둔 이번 북한 미사일은 사드로도 막을 수 없다고 합니다. 미국의 비위를 슬쩍 건드리면서 우리 국민을 볼모로 잡고 우리 정부에게 자기들 편에 서라고 협박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군은 미사일이라고 했다가 발사체라고 하더니 전술유도 무기라는 명칭을 들고 나왔습니다. 말을 자꾸 바꿔 국민들은 뭐가 뭔지 모르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청와대는 국가안보회의도 소집하지 않았고 국정원은 "북한 내부 결속용"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코앞에 있는 핵무기가 한사코 우리를 겨냥한 게 아니라고 손을 내젓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타조는 맹수가 으르렁대면 모래 속에 머리부터 처박습니다. 그렇게 애써 현실을 외면하면서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타조증후군이라고 합니다. CNN 간판기자 아만푸어가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인터뷰하며 던졌던 질문이 새삼 귓전을 때립니다.

"(한국 정부) 모두가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에 파묻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5월 6일 앵커의 시선은 '미사일을 부르는 다양한 호칭'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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